장면과 음향 비교로 슬픔을 극대화한 영화

▲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주)더콘텐츠온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잠수함 침몰 실화를 다룬 영화 '쿠르스크'는 영화 '킹스맨'의 주역으로 국내에서 사랑받는 배우 콜린 퍼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비록 영화 속 콜린 퍼스의 비중은 단역 수준이었지만 침몰된 잠수함 안에 갇혀 구조를 믿는 해군들과 믿음을 배신하는 국가의 이기심을 제3자의 입장에서 낮은 목소리로 관객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다.

# 국민의 안전보다 체면 중시하는 국가

영화 '쿠르스크'에서 러시아 해군들은 훈련을 나갔다 불의의 사고로 바닷속에 갇히게 된다. 해군의 명예와 군인의 명령을 중시하는 그들은 훈련받은 대로 자리를 지키며 동료들의 구조를 기다린다.

바다에 사랑하는 사람을 내보낸 가족들은 육지에서 발을 동동 구르지만 넓은 바다는 고요하기만 했다. 러시아 해군 측은 하루 만에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자국이 보유한 구조선을 보내지만 관리 부실로 잠수함과 구조선의 입구가 연결되지 않는다.

해군 측은 결국 영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영국의 해군 리더 데이빗(콜린 퍼스)는 생존자 구조를 위해 빠르게 출동하지만 러시아 국가는 체면을 위해 타국의 개입을 반대한다.

# 장면 비교로 배가되는 슬픔

영화 '쿠르스크'는 바닷속에 갇힌 해군들의 고통을 육지에 있는 가족과 타국에서 지켜보는 데이빗(콜린 퍼스)과의 실시간 장면 비교를 통해 배가시켰다.

해군들이 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때 그 시각 육지에 있는 가족들은 그들의 생사에 대한 소식을 듣기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한다. 또한 데이빗(콜린 퍼스)은 이 모든 상황을 덤덤히 지켜본다. 영화 속에서 세 부류 사람들의 장면이 비교되면서 잠수함 속 생존자들의 처절한 상황이 관객들에게 보다 강렬하게 전달된다.

감독은 배우 콜린 퍼스를 관객들 대신 스크린 속에 등장시켰다. 모든 상황을 파악하는 인물이자 국가가 생존자들을 구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던 때 콜린 퍼스는 관객들을 대신해 국가의 배신을 예측하며 슬픔을 고요하게 전달한다.

# 고요한 바닷속 웅장한 배경음악이 매력적

영화 '쿠르스크'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배경음악이었다. 잠수함이 바닷속에 갇혀 있을 때 해군들이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바다는 여전히 넓고 고요하기만 했다.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몸부림조차 전부 삼키는 바다의 무서움과 웅장함을 감독은 배경음악을 통해 전달했다.

또한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급박한 상황에서 물소리와 육지의 고요함이 수시로 비교되면서 생존자들의 급박한 상황을 극대화한다.

영화 '쿠르스크' 극 초반에 주인공들은 해군의 노래를 부르며 해군의 명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극 후반부에 해군들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같은 노래를 불러 관객에게 전율을 전한다.

영화 '쿠르스크'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이미 결말이 공개된 상황에서 관객은 영화를 관람한다. 감독은 이런 핸디캡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장면 대비를 통해 극대화한다. 잠수함 침몰 실화를 그린 영화 '쿠르스크'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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