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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송문 칼럼] 배를 어디로 몰고 가는가선문대 명예교수·시인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의 마지막 장면은 치과병원에서 어금니 두 개를 뽑은 송철호가 와이셔츠 깃에 피를 적시면서 택시를 타게 된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어머니 생각에 해방촌으로 가자고 했다가 아내의 주검이 있는 병원으로 가자고했다가 동생 영호가 갇혀있을 경찰서로 가자는 둥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대한민국이 가기는 가는 모양인데 어디로 가는지 그 방향도 목표도 알 수 없다. 북의 핵을 머리에 인 채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 세대는 3년(36개월) 동안 군복무를 기꺼이 했었는데 이제는 줄어든 24월에서 또다시 18개월로 줄이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군복무연한을 18개월로 줄이고 외출도 늘려주겠다고 선심 쓰듯 말한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지난 1일 KBS방송에서 ‘김정은이 서울에 오면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비핵화와 평화정착이 앞으로 잘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일부 우리가 이해하면서 미래를 위해 나가야 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천안함 망언한 장관…노조의 갑질…

북의 천안함 공격으로 장병 46명이 사망하고 구조과정에서 다시 10명이 사망했다.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 2명과 주민 2명이 사망했다. 이제는 국방장관조차도 우리 국민과 장병이 떼죽음을 당한 북한도발문제를 놓고 ‘이해하자’고 말한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우리의 지난날이 얼마나 부끄럽고 오염된 것이기에 입만 열면 ‘평등’이고 ‘정의’ 놀음인가? 우리가 과거에 얼마나 근로자를 착취했기에 눈만 뜨면 거리에 노조 데모고 마이크 함성인가? 우리 사회가 과거에 얼마나 임금을 착취했기에 자고 깨면 ‘최저임금’ 타령이고 ‘근로시간’에 주눅 들어야 하는가? 과거 우리 사회가 얼마나 범죄적이었기에 지금 우리는 온통 민간사찰, 구속과 자살, 압수수색, 비리 고발 등의 열병에서 시달리고 있는가?”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우리를 선망의 눈으로 보아왔다. 그 작은 나라가 만든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전자기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못사는 나라들의 국민은 한국에 오는 것이 꿈이고, 한국 여권은 외국 도둑들의 선호 품목 1위임에도 자긍심을 찾아볼 수 없다며 분개하는 이들이 적잖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들끓고 있는 이유 없는 ‘미움’은 무엇인가? 언론인 선우 휘의 소설 ‘불꽃’에는 이념을 달리한 두 친구의 대화 장면이 나온다.

“도대체 지금이 어떤 때인 줄이나 아나?” “근거 없는 미움이 들끓고 있는 때이겠지.” “근거 없는 미움이라니?” “그럼 자네는 그렇게 뼈아픈 원한을 누구한테 품게 되었고 대체 누구를 저주하고 어떻게 미워하고 있나?” “지금에 와서 그런 질문을 하다니?” “자본가, 지주, 친일파, 반동분자, 이런 거란 말이지?”

여기에서의 ‘근거 없는’ 미움의 근원을 더듬어 찾아가면 마르크스에 이르게 된다. 소수의 자본가를 타도하고 다수의 노동자 천국을 만들겠다던 마르크스의 망령이 200년 만에 되살아와서 한반도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 이영희 교수가 그 씨종자를 퍼뜨렸고, 지금 청와대 할 것 없이 도처에 못자리판이 벌어져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 대한민국 ‘바보들 행진’ 언제까지

고금당원처럼 군림한 민노총은 허수아비 같은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법 위에 타고앉아서 마음대로 주무른다. ‘민노총 불패’ 사례는 정부의 공공기관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민노총의 집단폭력과 물리력 행사에 굴복한 선례를 만들었다. 민노총은 원래 합의를 걷어차고 ‘본사가 직접 고용하라’고 떼를 쓰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과 회사를 무단점거하고 청와대 앞으로 몰려가 단식농성을 벌였다. 불법을 막아야 할 정부가 수수방관하는 사이 민노총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불법이 합법으로 둔갑하는 과정이다.

다른 공기업·공공기관들도 잡월드처럼 자기들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민노총이 억지요구를 내세우며 점거시위를 벌이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다반사일 수 있다. 민노총이 마음만 먹으면 정부 결정도 뒤집을 수 있는 최강의 권력집단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그래서 “이게 나라냐”는 말이 떠돈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을 때 법은 허수아비에 불과하게 된다. 힘없는 비정규직이야 참새처럼 허수아비(法)를 두려워하겠지만, 허수아비 머리에 타고 앉은 까마귀 같은 민노총은 법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보들의 행진, 도대체 대한민국이라는 배를 어디로 몰고 가는가? 가기는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가고 있는 5천만 국민을 언제까지 바보로 만들 것인가?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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