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근처 빌딩의 모습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다.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국민들은 마스크를 끼고 있으며 눈과 목이 따가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악의 초미세먼지와 함께한 최근 사흘 간 거리의 모습이다.

하루 하루 초미세먼지 농도가 역대 최악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3일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됐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됐으나 바뀌는 건 없었다.

초미세먼지가 1㎥당 75㎍ 이상이면 ‘매우 나쁨’ 수준이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의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 오전 9시를 기준으로 136㎍/㎥를 기록했다. 매우 나쁨 기준의 거의 2배 수준이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일정기간 지속될 경우 미세먼지를 단기간에 줄이기 위해 자동차, 공장 등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는 조치를 뜻한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경유 차량 운행 제한, 시민 참여형 차량 2부제, 공공기관 주차장 한시적 폐쇄, 공공사업장과 공사장 조업 단축 등을 시행한다.

하지만 이는 미세먼지 농도가 더 악화되는 것을 잠시 막아줄 뿐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실질적인 대책이 아니다. 이외에도 정부는 지난해 8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켜 기대를 걸고 있으나 다음달 15일부터 시행돼 지금 당장 효과를 볼 수 없다.

사실상 국내 미세먼지가 고농도인 이유의 상당 부분은 중국때문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비록 중국 정부에서 서울의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배출한 것이라고 공식 논평을 했으나 최근 중국발 스모그 유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위성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

백령도의 경우 차량이 많지 않아 대기 오염물질이 축적되기 힘든 곳으로 보통 10~30㎍을 유지하던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3일에 97㎍, 14일에는 120㎍까지 급격히 치솟았다. 당시 서풍 계열 바람이 분 것으로 볼 때 중국 스모그가 유입된 것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적인 노력뿐 아니라 정부가 구체적으로 대외적인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중국 자체의 미세먼지가 낮춰져야 비로소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국민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은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를 위해서 미세먼지 대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직접 언급해 협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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