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합리적이고 면밀한 금리 산정에 힘써야겠다.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 우리 은행들의 생존을 넘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다. 국내와 금융환경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점진적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부추긴다.

마땅히 글로벌 사업, 글로벌자본시장(GIB), 자산관리(WM) 등 환경변화에 대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추진하고 파트너십 기반의 그룹형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게 '블루 오션'인 것이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국내에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발생하는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손쉬운 경영을 탈피, 다양한 생산성 제고에 힘써야 함을 뒷받침한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은행들은 주먹구구식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해 놓고 이제 와서 '리스크 프리미엄'이라는 그럴듯한 용어를 내세워 금리조정을 거부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2일 발표한 새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논란이다. 은행들은 새 코픽스에 요구불예금 등 결제성자금을 포함하면 가산금리인 '리스크 프리미엄'도 덩달아 올라 결과적으로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형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리스크 프리미엄을 부과해 오지도 않았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은행들 제대로 된 기준을 갖고 있지 않아 '엉터리'로 운용해 왔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따르면 은행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로 구성돼 있다.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전체의 60%가 8개 대출상품의 평균금리인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쓰고 있다.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으로 나뉜다. 금융위는 7월부터 잔액기준 코픽스 산출시 8개 상품 외에 요구불예금 등 결제성 자금과 정부·한국은행 등에서 조달한 자금 등도 포함키로 했다. 추가되는 자금은 조달금리가 낮다. 이 때문에 대출금리가 약 0.27%포인트 떨어진다는 게 금융위의 분석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결제성자금을 코픽스에 넣으면 가산금리 중 하나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오르기 때문에 0.27%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인하되긴 어렵다고 반박해 왔다. 정말 그러할까. 금감원이 현장 점검한 결과 주요은행 등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0’으로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금리에 비해 코픽스가 같다는 의미다. 일부는 리스크프리미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으로선 위험(리스크) 비용이 들기는커녕 이익을 내고 있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부당하게 금리를 산출하는 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은행은 ‘꼼수’ 아닌 생산상 제고에 힘쓰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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