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 컴퓨팅 칩' 개발
메모리·프로세스 기능소자 활용
사람 사고과정처럼 정보처리 수행

▲ (a)플라스틱 기판 위에 제작된 유연 멤리스터 시냅스 소자 모식도, (b)유연 멤리스터 시냅스 소자 단면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 사진=KAIST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사람의 뇌를 모사한 AI(인공지능) 컴퓨팅 칩의 시냅스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팀은 '멤리스터 소자'의 구동방식을 아날로그 형태로 변환해 뉴로모픽 칩의 시냅스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뉴로모픽 칩은 사람의 사고 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도록 개발된 반도체로 AI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멤리스터는 메모리와 레지스터의 합성어로 메모리와 프로세스가 통합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뉴로모픽 칩 내부에 인공 신경망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크로스바 어레이' 제작에 가장 적합한 소자로 알려져 있다.

물리적 인공 신경망은 뉴런 회로와 시냅스 소자로 구성된다. 뉴로모픽 칩 기반의 AI 연산을 수행할 때 각 시냅스 소자에서는 뉴런 간의 연결 강도를 나타내는 전도도 가중치가 아날로그 데이터로 저장·갱신된다.

최 교수 연구팀은 플라스틱 기판 위에 고분자 소재 기반의 유연 멤리스터를 제작하고 소자 내부에 형성되는 전도성 금속 필라멘트 크기를 금속 원자 수준으로 얇게 조절하면 멤리스터 동작이 디지털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멤리스터의 전도도 가중치를 연속·선형적으로 갱신하면서 구부림 등 기계적 변형 상태에서도 정상 동작하는 유연 멤리스터 시냅스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구현한 유연 멤리스터 시냅스로 구성된 인공신경망은 기계학습을 통해 사람 얼굴을 효과적으로 인식•분류할 수 있었고 손상된 얼굴 이미지도 인식했다.

최성율 교수는 "멤리스터 소자 구동 방식이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변화하는 주요 원리가 밝혀지며 다양한 멤리스터 소자들을 디지털 메모리나 시냅스 소자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 고성능 뉴로모픽 칩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장병철 삼성전자 연구원, 김성규 미국 노스웨스턴대 박사, 양상윤 KAIST 연구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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