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달라졌다. 조변석개하는 시절일수록 변치 않는 인간적 역량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정현 작가가 이 책 <100년 뒤에도 변치 않을 가장 인간적인 4가지 도구의 힘>에서 그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옷이지만 가장 홀대했던 ‘언어’가 그것이다.
“읽고 듣고 말하고 쓰기는 10년 뒤는 물론이고 인간이 존속하는 한에는 없어지지 않을 인간적 생존도구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원초적 생존 무기에 대해서 무관심할까? 생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면 왜 하버드나 서울대에서 대학생들의 글쓰기 활동을 지원하고, 갈수록 강의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일까? 왜 기업체들은 읽기와 듣기 등의 학습을 독려하고 있는 것일까? 왜 더 잘 듣고, 잘 읽고, 잘 말하고, 잘 쓰고에 대한 요구가 커져가는 것일까? 그 원초적 생존 도구가 실제 생존에 유리하다는 게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언어와 관련된 4가지 활동의 재발견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저자는 총 4개의 장에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중요성과 의미, 방법을 보여준다.이 책은 ‘읽기’로부터 시작된다. 30년 독서가로 살아온 저자의 이력답게 현대 생활에서의 독서가 가진 중요성을 ‘독맹’이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문맹이 사라진 대한민국 사회에서 역량을 가르는 기준은 ‘배경과 맥락을 읽어낼 만한 독해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된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란 단순한 취미생활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저자는 독서란 지적 생산의 출발점이 될 뿐 아니라 사유를 위한 바탕이 된다. 나아가 과거로부터 전해져 온 인류의 지혜를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이어지는 듣기의 장에서 저자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개인 미디어 시장에서 듣기만큼 학습에 필요한 역량이 없음을 지적하고 그에 필요한 자세를 설명한다. 말하기부터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생산적 활동이 된다.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개발되었지만 말하기는 여전히 인간관계의 신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설득이나 협업 등 의사소통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저자는 말하기의 가장 고전적이며, 가장 기초적인 방법을 차분히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인 글쓰기에 저자는 이런 제목을 달았다. ‘만인은 글 앞에 평등하다’. 가장 어려워하고, 가장 부담을 느끼는 글쓰기를 위해 저자는 택시 운전을 하다가 작가가 된 사람의 사례를 들면서 일반인이 어떻게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찾고, 인생의 변신을 일궜는지 보여준다.
1년에 채 한 달도 다녀오지 않을 해외여행 때문에 외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시간에 차라리 익숙하지만 소홀했던 우리 언어의 4가지 활동에 시간을 쏟는 게 어쩌면 길고 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을 갖추는 일일지 모른다고 역설한다.
서정현 작가는 "인생에 세 개의 산이 있다면 지금 두 번째 등성이를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길마다 낙엽처럼 책이 쌓여 있다.책을 읽고 책을 쓰다보니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때는 편집장이었다가 지금은 칼럼니스트, 자기계발 컨설턴트, 혹은 다중지능연구소 수석연구원, 그리고 여전히 독자이자 작가요, 강연가로 살고 있다"면서 "언어라는 하나의 도구는 읽고, 듣고, 말하고, 쓰고라는 네 가지 활동으로 갈라진다. ‘읽고’는 글을 읽고, 맥락을 읽고, 행간을 읽고가 되고, ‘듣고’는 음성을 듣고, 침묵을 듣고, 속마음을 듣고가 되며, ‘말하고’는 리더로 말하고, 설득하기 위해 말하고, 승리하기 위해 말하고가 되며, ‘쓰고’는 전문성을 쓰고, 나누기 위해 쓰고, 나를 완성하기 위해 쓰고가 된다. 나는 지금껏 언어가 개입하지 않는 인간 활동을 본 적이 없다. 언어지능을 개발하는 데 늦은 나이라는 건 없다"며 다시 <읽고 듣고 말하고 쓰고>를 권한다.
한편 서정현 작가는 <읽었으면 달라져야 진짜 독서>, <인생은 스토리 있는 한 권의 책이다>, <1인 미디어 집필수업>, <나만의 스토리로 승부하라>, <더 늦기 전에 더 잃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들> 등의 저서가 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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