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폴딩' 폴더블폰 선공…중국업체, '아웃폴딩' 공개 예정
"무게·두께·높은 가격, 흥행 걸림돌"…"경쟁사 출시 늘면 부품가·제품가 하락, 수요 증진 가능"

‘갤럭시 폴드’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한국 시각으로 21일 폴더블(접히는·Foldable)폰 '갤럭시 폴드(Fold)'를 공개했다. 삼성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업체 화웨이·샤오미 등도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향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게와 두께에 따른 편의성 저하, 비싼 가격대로 초기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폴더블폰이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공개) 2019'를 통해 접었다 펴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폴드'를 선보였다.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In-Folding)'방식으로, 접었을 때는 4.6인치의 컴팩트 스마트폰이 되고 펼쳤을 때는 7.3인치 대화면을 구현해 태블릿처럼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화면을 2분할 또는 3분할로 나눌 수 있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작동하는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새로 개발된 '힌지(Hinge·경첩)' 기술을 적용해 책처럼 화면을 펼칠 수 있고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가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리 소재 대신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를 적용해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카메라는 총 6개가 탑재돼 접었을 때나 펼쳤을 때도, 스마트폰을 어떤 방향으로 들고 있어도 찍을 수 있다.

갤럭시 폴드는 미국 시장에서는 4월 26일 출시되며 가격은 1천980달러(약 222만원)부터 시작된다. 국내에서는 5월 중순 5G(5세대 이동통신) 전용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30만~240만원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4G 모델인 미국 출시 제품보다 다소 비싼 것이다.

갤럭시 폴드 초기 시장 전망은 아직 밝지 못하다. 외신들은 이날 갤럭시 폴드 공개 후 200만원이 넘는 가격과 실제 제품을 사용했을 때 내구성, 두께 등이 초기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뉴욕타임스는 "제품을 접어 주머니 속에 넣으면 두꺼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를 구부린 탓에 떨어졌을 때 더 충격에 약할지도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소비자가 2천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수용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며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폭제가 될지 역시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블폰의 올해 예상 출하량은 100만∼200만대로 크지 않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한 해 스마트폰 시장 판매 규모는 15억대 수준이다.

반면 폴더블폰이 제2의 스마트폰 전성기를 가져올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 사양의 상향 평준화와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한 국면에서 시장 선도자로서 삼성전자에게 필요한 폼팩터(Form Factor·제품 외형) 변화"라며 "삼성은 경쟁사들과 달리 부품 수직계열화가 돼 있어서 애플 등에서 폴더블폰을 출시하기 위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연쇄적으로 자사용 부품 가격도 인하할 수 있는 만큼 폴더블폰 가격이 하락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언팩행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0만 대 이상 판매를 예상한다"면서 "폴더블폰과 5G 스마트폰이 매출 상승에 얼마나 기여할지 구체적인 숫자는 말 못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트리거(방아쇠)와 엔진이 될 거로 믿는다"고 강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한편 중국업체 화웨이와 샤오미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아웃폴딩 방식은 기기가 접힐 때 곡률 반경이 인폴딩 방식보다 크지만 인폴딩처럼 화면 바깥 디스플레이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돼 구현하기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오는 6월까지 내놓는다는 방침이고 샤오미는 출시 일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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