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만들고 소득 늘리는데 공유경제가 주효

▲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 사무실에서 <일간투데이>와 만난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산적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문제의 해법으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수십년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수백년 산업화 역사를 가진 주요 선진국들을 무섭게 따라잡던 역동적인 경제는 한해 3%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힘에 부친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2017년 미국 트럼프 정부 취임 이후 본격화된 보호무역주의 바람으로 부진하다.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로 내수시장은 얼어붙어 있고 기업들의 왕성한 투자 의욕도 온데간데없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쪼그라들고 있다.

시민들의 살림살이를 면면히 살펴보면 모순 투성이다. 한편에서는 빈집이 늘어나면서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눈물짓는 서민들이 많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교통체증이 일상사가 된 지 오래지만 도로에는 나홀로 차량이 널려있다. 청년들이나 예전보다 훨씬 건강한 중·노년층들은 열심히 일하고 싶지만 이들을 맞아 줄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에 역점을 두고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펼친다지만 국민들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공유경제'를 제시한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 사무실에서 <일간 투데이>와 만난 조 회장은 "공유경제는 유휴자원을 활용하는 데서 비롯됐지만 향후 우리 라이프스타일(삶의 방식) 전반을 변화시켜 산업적·사회적인 큰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회장은 "공유숙박이 빈집 문제 해소와 낙후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공유승차가 미세먼지와 교통난 해결, 일자리 창출 등을 달성하는 등 공유경제는 경제적 효율성 증진과 사회 문제 해결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며 "정부가 국가 전략적인 청사진을 갖고서 이해관계자들간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끄는 한편 공유경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공유경제 활성화를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공유 모델을 차용했지만 플랫폼 독점업체가 되면서 소수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폐해가 발생했다"며 "향후 중간 매개자없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유업체를 활성화해 커뮤니티의 성장에 따른 혜택을 참여자가 골고루 누리는 '플랫폼 조합주의'를 꿈꾼다"고 미래 공유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 사무실에서 <일간투데이>와 만난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산적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문제의 해법으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조산구 공유경제협회장이 공유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다음은 조산구 공유경제협회장과의 일문일답.

- 공유경제가 현 시대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현재 세계는 4차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혁신 경제 모델을 만들면서 기존 소유 중심의 시대에서 공유를 통한 효용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유휴자원을 활용함으로써 과잉생산·과잉소비를 막아 경제적 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환경문제, 교통난 등 현대 도시의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단적으로 공유숙박은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빈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승차 공유는 도심 교통난과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나오면서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 한국공유경제협회는 1년의 준비 끝에 지난달 기획재정부의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공유경제협회가 추진하려는 주요 사업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공유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더 나아가 협회 구성원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다함께 공유로 더 좋은 세상을'이라는 협회 슬로건처럼 특정 집단의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바램이다."

- 우리나라의 공유경제 현황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에 이렇다 할 글로벌 공유경제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소비자 중심의 공유경제에 대한 인식, 서비스, 정책, 제도 모두 걸음마 수준이다. 이에 반해 이웃나라 중국은 2017년 '에어비앤비'(AirBnB)의 중국판이라 불리는 '투지아'(途家)가 단번에 3천억원을 투자받는 등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각종 사회 현안을 푸는 효율적인 방안으로 공유경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일본공유경제협회(SEAJ·Sharing Economy Association Japan)가 정부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활동하고 있다."

- 그러면 우리나라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레귤레이션(규제) 시스템을 네가티브로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박스(규제)에 있는 것만 해라'라고 하는 식이었다. 지금 한창 뜨고 있는 공유경제와 빅데이터 모두 박스 밖에서 일어난다. 기존 법·제도에서 없는 것을 하면 불법이 되는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못한다."

- 공유경제 도입을 위해 기존 규제를 바꾸면 이제껏 규제로 보호받던 이해관계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국가 전략 차원의 블루프린트(청사진)가 있어야 한다. 국가전략이 있어야 사회적 합의가 있고 제도가 따라 나온다. 예를 들어 공유숙박으로 설명해보겠다. 먼저 정부가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숙박업중앙회, 공유숙박업체 등 공유숙박 관련 이해당사자들을 불러 모아 해커톤(끝장토론)을 열고 공유숙박에 대한 논의의 물꼬를 터야 한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단체 관광에서 개별관광, 동네 관광으로 관광 트렌드(흐름)가 바뀌는 현실을 소개하고 공유숙박이 필요함을 설명해야 한다.

기존 숙박업체에는 피해보상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들 업체들이 업그레이드해서 관광객을 붙잡을 수 있도록 노후시설 개선비용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도 없애야 한다. 국가 차원의 관광 활성화 전략도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컨센서스(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서 관광산업, 숙박산업의 경쟁력이 커지고 공유숙박업체와 기존 숙박업체 모두 상생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승차공유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로를 늘리는 대신에 공유승차를 활성화함으로써 도로 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존 택시 운전사들이 갖고 있는 택시 라이선스(면허)에 대해 일정 정도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승차공유로 이익을 보는 플랫폼 사업자들도 기금을 만들어서 피해를 보는 기존 택시 운전사들에게 그 혜택을 나눠어야 한다.

공유승차의 수용을 교통서비스의 선진화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 기존 택시 산업을 발전시키면서 교통서비스 전체를 혁신기술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선택의 다양성도 확보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 사무실에서 <일간투데이>와 만난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산적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문제의 해법으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조산구 공유경제협회장이 공유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 공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공유경제 스타트업 펀드를 만들어서 시딩(Seeding·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유경제는 자원 재활용, 사람간의 커뮤니티활동 활성화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만큼 정부는 사회적 기업 이상으로 투자해야 한다. 공유경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자리 창출, 소득 증가 등 다양한 경제 문제도 풀 수 있으므로 그 투자 효과는 크다. 그만큼 초기 투자 '마중물' 역할을 할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 공유경제 업체로 기대를 모았던 우버, 에어비앤비가 새로운 플랫폼 독점업체가 됐다는 비판이 크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공유 모델을 활용하기는 했지만 철학적인 측면에서 진정한 공유경제 기업이라 할 수 없다. 독점의 폐해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참여자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버가 올해 IPO(기업공개)를 통해 1천200억 달러(약 135조원)의 상장가치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소수의 창업자, 투자자, 직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다."

- 대안으로 생각하는 모델이 있는가.

"참여자들이 기여한 가치만큼 보상받는 '플랫폼 조합주의'를 지향한다. 이는 중간 매개자 없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개인들간의 조합형 공유경제를 구현하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중개자가 기여한 것 이상으로 부당하게 가져가지 못하도록 한다.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위홈도 기본 개념은 에어비앤비와 똑같은데 향후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코인을 발행하면 참여자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늘어나면서 커뮤니티가 커지고 유통되는 정보·가치가 늘어나면 전체 코인 가격이 올라가면서 호스트(공유숙박 대여자)들도 이득을 볼 것이다."

- 올해 공유경제협회의 주요 활동계획은.

"올해는 기반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존 50여개 사에 더해 올해 안으로 최대 200개사까지 회원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공유경제 기업 선정에도 참여하는 등 정부·지자체와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두 달에 한번 일반에 공개되는 컨퍼런스를 여는 한편 협회 내부적으로 매달 소규모로 특정 주제별 집중 컨퍼런스를 열어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의 심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향후 일년에 한번은 '세계공유경제포럼'(World Share Economy Forum)을 열어 공유경제부문에서 한국이 글로벌 선도국가가 되는 방안을 꿈꾸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 사무실에서 <일간투데이>와 만난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은 산적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문제의 해법으로 공유경제를 제시했다. 조산구 한국공유경제협회장. 사진=김현수 기자


◇ 조산구 협회장 약력

▲광운대 컴퓨터공학과 학사(1986년)/석사(1988년) ▲미국 텍사스 A&M대학 컴퓨터공학 박사(1998년) ▲KT 전임연구원(1988.3 ~ 1994.8) ▲미국 캘리포니아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 컴퓨터 과학자(1998.10 ~ 2000.4) ▲넷지오(NetGeo) 최고기술책임자(CTO) & 공동창업자(2000.4 ~ 2005.5) ▲KT/KTH 신사업개발 담당 상무(2005.8 ~ 2010.6) ▲LG U플러스 신사업개발·오픈이노베이션 담당 상무(2010.7 ~ 2012.3) ▲공유숙박 플랫폼업체 코자자(KOZAZA) 대표이사 & 창업자(2012.1.19 ~ 현재) ▲블록체인 기반 공유숙박 서비스업체 위홈(Wehome) 대표이사 & 공동창업자(2018.1.1 ~ 현재) ▲사단법인 한국공유경제협회장(2018.1 ~ 현재)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자문위원(2018.9 ~ 현재) ▲'4차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한스미디어)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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