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만찬부터 28일까지 양정상 잇따라 접촉, 타협안 도출에 국제사회 초미 관심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에 도착하는 모습. 김 위원장은 1차 때와는 달리 이번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에는 특별열차로 이동했다.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EPA 자료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지난해 6월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쏠렸던 전 세계의 시선이 8개월 만에 베트남 하노이로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공식일정이 시작되기 전날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실무대표단의 보고를 받았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7일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가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제 2차 조미 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실무대표단의 사업 정형을 보고받으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최고 영도자 동지는 멜리아 호텔에서 제 2차 조미 수뇌회담의 성공적 보장을 위해 조미 두 나라가 현지에 파견한 실무대표단 사이의 접촉 정형을 구체적으로 청취하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26일) 오전 11시쯤(현지시간)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한 뒤 오후 5시쯤 현지의 북한대사관을 방문했다.

따라서 실무대표단의 보고는 김 위원장이 호텔에 머문 사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정관계는 파악하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을 마중 나갔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 특별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대면 보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통신은 '정상회담의 성공적 보장'을 언급하며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양 정상, 처음으로 만찬 회동... 논의 내용, 정상회담 결과의 '풍향계' 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2차 '핵 담판'은 27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6월 12일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쏠렸던 전 세계의 시선이 8개월여 만에 하노이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전날 나란히 하노이에 입성한 양 정상은 이날 오후 단독회담을 시작으로 1박 2일 간의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일정 첫 날에 양 정상은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brief one on one·greeting)'에 이어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진행한다. 양 정상이 만찬을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하노이 오페라하우스에서 만찬회동을 가진다.

만찬에는 북미 정상 외에 양측에서 2명씩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이다.

소수만 참석한 만찬이기때문에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비핵화-상응조치를 둘러싼 양 정상의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만찬장에서의 논의 내용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오에는 정부 건물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각각 회담했다.

김 위원장은 휴식을 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은 회담 이틀째인 28일에는 오전 일찍부터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오찬을 함께 하며,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구체적 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이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로,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평화선언), 제재완화 등이 미국이 이행할 상응 조치로 거론되고 있다.

이어 오후에 회담 결과물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서명한 뒤 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이 지난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정원을 산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회담 전후로 '친교 이벤트'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에는 구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위치에 프랑스풍 정원이 있는데, 북미 양측이 이 주변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만큼 이곳에서 주요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북미회담이 끝난 뒤 베트남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친선방문' 형식으로 베트남을 찾는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내달 2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양자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귀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뤄질 의제는?

두 정상이 만났느냐 보다는 어떤 의제를 두고 서로 양보하거나 타협하며 얻을 것은 얻고 포기할 것을 포기할까라는 것에 국제사회의 이목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양 정상이 2차 회담에서 어떤 합의를 이루느냐에 따라 비핵화의 속도에 탄력이 붙고 화해·평화의 분위기가 뿌리내릴지, 아니면 또다시 북미 간 지루한 교착상태가 이어질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지난해 1차 정상회담은 사상 첫 북미 정상 간 만남으로, 70년 가까운 적대관계 청산의 시동을 걸었다는 중대한 역사적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비핵화 조치에 있어서는 구체성이 부족해 이후 세부 이행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두번째 회담에서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화 해 '하노이 선언'에 담아낼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는 수십개로 추정되는 핵무기와 단·중·장거리 운반수단(탄도미사일)까지 구비한 북한을 전면적 비핵화의 길로 유도할 수 있을지 여부에 중대한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30년 가까이 악화의 길을 내달려온 북핵 문제를 해결 방향으로 역진시킬지, 아니면 현재 핵역량의 추가악화를 막는 선에서 타협하게 될지에 대한 전망이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보면 어렴풋이나마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만약 후자일 경우 북한의 '핵보유 기정사실화'에 대한 우려는 급격히 높아질 수 있어 보인다.

결국 관건은 무엇을 주고 받느냐인데 양측은 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과 검증, 영변 핵시설 폐기, 완전한 핵폐기를 위한 로드맵 등을,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평화선언), 평화체제 구축 논의 개시, 연락사무소 개설, 제재 완화 등을 카드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치열한 '밀당'을 벌여왔다.

양측은 난제였던 '포괄적 북핵 신고'를 향후 과제로 미뤘으며 북한이 요구한 단계적 접근 방식에 미측도 사실상 동의하면서 '하노이 선언'으로 나아갈 토대를 마련했다.

일단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핵시설 동결에서 폐기에 이르는 '깊이'와 영변부터 모든 WMD(대량살상무기,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넓이' 기준 가운데 무엇에 집중할 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측의 상응 조치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연락사무소 개설 수준에 머물지, 아니면 종전선언(평화선언)과 함께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에 대한 적극적인 허용이나 대북 제재체제의 부분적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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