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아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어릴 때부터 어른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존경하면서 친해지는 법 배운 것 같다. 이번 영화 항거에서 처음으로 또래 여자 배우들과 촬영해 새로웠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 시사회가 끝나고 눈물을 터트릴 만큼 캐릭터에 몰입했던 배우 고아성은 21일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직도 유관순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유관순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던 고아성은 점점 티 없이 밝은 미소를 보여줬다. 유관순 열사에서 고아성 배우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 독특한 방식의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보통의 영화처럼 스토리상 굴곡을 표현하기 보다는 사실 그대로를 전하는 다큐멘터리 방식을 택했다. 고아성은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많이 고민 했다"고 대답했다.

"항거는 연기적인 장치가 다른 영화에 비해 많이 없어 새로웠다. 평소에도 그런 영화를 좋아했고 너무 해보고 싶었다. 항거는 비극적 역사의 참혹함을 담아내는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바라는 기대에 못 미칠까봐 걱정했다."

고아성이 든 한 가지 예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 고문 장면이 많지 않고 잔인함을 극대화시키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어릴 때 영화 궁녀에서 손톱 고문하는 장면을 봤다. 항거 촬영 전 고문 장면 그 정도로 잔인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 들었다. 항거는 흑백 위주로 전개되는 영화인데 현장에선 컬러로 모니터링하고 그 위에 흑백을 얹었다. 손톱 고문 장면의 컬러 버전은 좀 잔인했다."

유관순 열사를 그려낸 영화에서 고문 장면의 잔인함이 최소화 됐다는 건 대중이 원하는 극적인 역사 이야기를 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흥행에 있어서 소위 현대에서 말하는 '국뽕(과장된 국수주의, 국가주의를 부정적으로 일컫는 말)'의 탄력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관객에게 유관순 열사에 대한 정보와 친근함을 널리 퍼트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영화로 탄생했다.

 

고아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3·1운동 100주년

고아성은 3·1운동 100주년에 대해 '항거: 유관순 이야기' 주연을 맡은 20대 청년의 관점으로서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영화가 들어가기 전부터 유관순 열사를 피상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서대문 형무소에 매일 간다는 것은 새로웠다. 영화 촬영 1주일 전부터 앞으로 영화가 어떻게 담길까만 생각하고 (서대문 형무소에) 갔는데 맨발로 찬 바닥에 서는 순간 눈물이 터졌다. 실제 내가 서있는 이 공간이 그 시절에 있었다는 인지가 확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이어 그녀는 "항거에서 유관순 열사만 다뤘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 있던 기생 향화나 막내 옥이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진심을 다해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항거가 만들어지고 달라진 점 많은 것 같다"며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연기한 것뿐인데 서명 운동 등이 생겨나며 역사를 알리는 좋은 기회 된 것 같다"며 역사를 알리게 된 것에 대한 조금의 자부심을 보였다.

 

고아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성인 배우로의 성장

아역으로 데뷔해 아이로 산 날보다 배우로 산 날이 더 많은 고아성이 벌써 28살에 접어들었다. 30대가 멀지 않은 그녀는 "20대도 초반, 중반, 후반 심정의 변화가 달랐다"며 "30대에도 그런 변화 오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못했던 작품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아성은 최근 오랜시간 걸어온 배우라는 일에 대해 행복함과 후회를 동시에 느꼈던 일이 있었다고 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때 만난 김향기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 증인이라는 영화를 봤다. 향기가 등장하는 장면 중 나뭇잎 사이로 햇빛 떨어지는 신 있었는데 내가 알던 어린 그 동생이 아니었다. 동생을 잃은 것 같은 느낌도 들어 많이 울었지만 계속 성장해 나갈 생각하니 기뻤다."

누군가는 고아성의 영화를 보며 시간이 빨리 지난다는 것을 체감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배우 김향기로 부터 성인 배우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고아성은 향후 계획에 대해 모든 결정을 미루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올해 일정은 일단 12월에 개봉하는 겨울왕국2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지금은 차기작 결정할 정신 없다. 당분간은 항거에 빠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아성 배우의 열연으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27일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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