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이기에 가능했던 연기…흑백 영화로 잔인함 절제

항거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고아성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지난 27일 개봉됐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흑백으로 전개되는 영화가 익숙하지 않아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관객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유관순의 생애가 아닌 3.1 운동 이후 감옥에서 그녀가 보낸 1년을 집중적으로 담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과한 설정 없이 담담하게 극을 이어가는 고아성 배우의 복잡한 감정 연기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의 뇌리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 유관순 열사에 관해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3.1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서대문 형무소에 붙잡혀간 유관순 열사의 1년여간의 이야기를 주제로 전개된다. 

유관순을 연기한 고아성 배우는 "유관순 혼자 극을 이끌었다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영화에 등장하는 8호실 사람들에 대한 위대함을 되새겼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면 유관순(고아성 분)은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 입실한다. 3평이 안 되는 비좁은 감옥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유관순을 비롯해 그들은 앉을 자리도 없어 서 있어야만 했고 다리가 붓는 것을 막기 위해 줄을 서 감옥 안을 끊임없이 뱅뱅 돈다.

뒤늦게 감옥에 합류한 유관순 열사가 처음엔 그들에게 적응하지 못하다가 점점 하나가 되고 만세운동에 대해 각각 달랐던 사람들의 의식을 하나로 묶는데까지 어떤 과정을 겼었는지 영화에 드러난다. 대중이 유관순이라는 사람을 보다 복합적으로 이해하는데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탁월한 역할을 한다.

■ 흑백 전개의 영화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흑백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방식의 영화다. 감독은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 들어온 현재는 흑백으로 그리고 만세운동 이전은 컬러 화면으로 구성했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고 유관순을 연기하는 고아성 배우의 부은 얼굴에 흑백 화면까지 관객은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후 전개 방식에 적응되면 영화가 흑백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납득할 수 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일제강점기는 일본의 무차별한 탄압으로 전 국민이 탄압을 받은 가슴 아픈 역사의 시대다. 그중 유관순은 만세운동을 주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 갖은 고문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고문은 양 팔이 천장에 매달리는 고문과 관을 연상케 하는 비좁은 방에 갇히는 벌 그리고 손톱 사이에 바늘을 찔러 넣고 들어 올리는 고문으로 듣기만 해도 잔인함을 전달한다.

고아성은 실제 촬영은 컬러로 촬영 됐다며 "빨간색의 효과가 강하다. 컬러로 봤을 때 고문 장면은 더 잔인했다"고 말했다. 만약 영화가 흑백으로 전개되지 않았다면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2세 관람가일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흑백 영화의 전개는 눈물 콧물을 유발하는 진부한 신파 방식이 아니라 관객에게 비극의 역사를 담담한 어투로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전개해 스토리보다 등장인물에 대해 집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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