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영업익 8.5조 전망…작년 ‘반토막’
실적하락 주원인 D램·낸드 가격 급락
실적하락의 주원인은 예상을 크게 상회한 반도체 가격 급락이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D램(DDR4 8Gb 기준)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5.13달러로 한 달 전인 1월보다 14.5% 떨어졌다. 1월 가격 하락률(17.24%)에서 완화되기는 했지만 상당히 큰 수치다. 올 들어 두 달 동안만 30% 이상 급락해 D램익스체인지의 1분기 전망치(-19.5%)를 크게 웃돌고 있다. 낸드(128Gb MLC 기준) 가격도 지난달 개당 4.22달러로 2014년 2월(-11.14%)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출하량도 감소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출하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내리 하락세다. 3개월 이상 출하량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15년 11월 ~ 2016년 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어 "최근 일부 해외 언론에서 메모리 가격의 조기 반등 가능성을 피력하기도 했으나 더 높아진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메모리 가격 약세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상반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대해서는 계속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이런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지난 5일 보고서에서 "2017년, 2018년 두해 동안 상승했던 반도체 평균거래가격(ASP)이 2020년까지 하강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센터 등 대형 고객사의 D램 재고량이 쌓이면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생산업체의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고 설비 가동률은 높아지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왕좌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비메모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인텔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70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3년 만에 '반도체 왕좌'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지난 2017년과 지난해 연이어 인텔을 제쳤던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이 63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9.7%나 줄어들면서 2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이 큰 부진을 겪을 것"이라며 "올해는 악명 높은 반도체 시장의 불안한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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