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비해 성악설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동물적인 욕망에 주목하고, 이를 방임하면 결국 악이 번져 사회가 무너지므로, 외부의 강제나 규범에 의해 인간의 일탈(逸脫) 성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학자들이 실상과 관계없이 자기 생각과 논리를 쓴 것이니, 어느 한쪽이 진리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현실 속에는 이미 완전한 성자(聖者)에서부터 인간이기를 포기한 살인마까지 다양한 유형의 인간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을 선과 악 어느 한쪽이라며 일방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선과 악이 공존하며 사람에 따라 그 강약이 다릅니다. 선하고 바른 이치를 받아들이면 그 마음이 맑아지는 것이며, 악하고 어두운 원인을 지으면 자꾸 악해지는 것입니다. 모든 존재는 한 번에 생겨났다 죽으면 아주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히 돌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근본도 이생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을 돌면서 그동안 자신이 지은 것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속에는 이미 전생에서 지은 수많은 선과 악의 원인이 쌓여 있으니 인간이 선한가 악한가를 따질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악을 멀리하고 선을 권장하여 그 마음을 맑고 밝고 훈훈하게 정화(淨化)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참혹했던 양민학살을 생각하다 보면, 도대체 인간의 성품은 착한 것인가 아니면 어디까지 악한 것이냐를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준교 후보는 18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주사파 문재인 정권을 탄핵시키지 않으면 자유대한민국이 멸망하고, 북한 김정은의 노예가 될 것”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 저는 절대로 저 자를 우리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연일 극언을 퍼붓는 자유한국당 김준교(37) 후보를 향해 ‘인간성 나쁜 극단주의자’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저 젊은이가 표현한 건 무슨 이념이 아니라 자기 인간성”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준교 뿐이 아닙니다. 지난 2월 8일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 등이 공동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이종명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다”라고 규정했고, 축사에 나선 같은 당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소름이 돋습니다. ‘사람의 본성은 착한 것이다.’ 라는 성선설을 믿어온 저로서는 아무래도 이런 막말을 듣고서는 신념을 포기하고, 성악설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사람이란 결국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다산 말씀처럼 인간의 성품은 착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세상에는 ‘치악(恥惡)’은 없고 오히려 악한 행위를 하고도 부끄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기지를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광주의 5월에 그렇게 많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뻔뻔스럽게 잘만 살고 있는 사람들, 국법을 어기고 국정을 농단한 범행으로 모두의 미움을 사면서도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태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아! 이들을 어떻게 해야 착한 사람으로 돌릴 수 있을 까요?
하루살이는 하루만 보고, 버마재비는 한 달만 봅니다. 그러므로 하루살이는 한 달을 모르고 버마재비는 일 년을 모릅니다. 영생을 모르는 이 중생들의 단촉한 마음에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법칙을 머리를 쪼개서라도 집어넣어 주고 싶습니다. 언제나 이 하루살이와 버마재비들이 영생을 아는 불보살로 바뀔지 마음이 여간 답답한 게 아니네요!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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