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도시에서 고층 건축물들이 도시의 중심가에 집중돼 있는 북미에선 큰 도시들이 각자 고유의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보유하고 있어서 해당 도시를 돋보이게 하는 상징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세계의 대도시들은 스카이라인 모양을 잠깐만 봐도 어떤 도시인지 구분이 간다. 그 때문에 인상적인 스카이라인을 만들기 위한 건축물의 규제 등도 도시 디자인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 돼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난개발이 일어나 도시 이곳저곳에 마구잡이로 건물이 들어서 흉한 스카이라인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실정에서 서울시가 아파트 정비사업과 건축디자인을 혁신하는 내용의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한 건 반갑다. 앞으로 서울에 새로 들어서는 대형 아파트 단지는 '슈퍼블록'을 쪼개 중간 중간 보행로를 내야하고, 민간 정비 사업도 서울시가 사업 사전 단계부터 관리해 아파트 단지의 공공성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만시지탄이다. 도시미관 제고를 위해 긍정 평가한다. 이를 위해 아파트 정비사업 전 과정을 지원할 전담조직 '도시건축혁신단(가칭)'이 신설되고, 도시계획위원회 등 정비사업 관련위원회 위원 중 총 50명 내외로 '공공기획자문단'도 구성한다고 한다. 사전 공공기획 단계에서는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전에 각 단지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된다. 용적률과 높이 같은 일반적인 계획요소 뿐 아니라 경관·지형,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가구구조 변화, 보행·가로 활성화 방안 등을 담게 된다.
예컨대 구릉지 일대 아파트의 경우 경관을 고려해 건축물의 높이에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획일적인 아파트 디자인에서 탈피, 서울에도 철학과 스토리를 담은 디자인 건축이 적용돼 세계인이 즐겨 찾고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수도 서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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