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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칼럼] 신뢰의 사회를 위하여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3.19 16:2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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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나라도 개인도 극도의 불신 속에서 상호비방이나 내로남불식의 비난을 가하면서 공동체정신이 매몰되고 이기주의와 편가르기가 일상화된듯한 느낌이다. 공동체 문화가 과도한 상명하복식이어도 문제이지만 위아래가 없는 무질서한 모습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나라도 개인도 타협과 조정, 협상과 대화보다는 나는 정의고 너는 불의이니 상대가 멸종할 때까지끝까지 투쟁한다는 식의 문제해결방식은 가장 후진적인 방식이다.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양 극단의 무리지은 이전투구는 가장 야만적이고 동물적인 모습이다.

인간은 동물과 다른 만물의 영장이다.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대화의 장에 모두 나와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적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의사결정구조가 세워져 있어야 하고, 통합의 정신으로 임해야 하고, 결론에 승복할 줄 하는 아량이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늘 갈데까지 가보자 식이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 신뢰의 사회를 위해서 정부도 단체도 개인도 심기일전하여 선진대한민국, 통합대한민국을 만들어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세계적인 위기의 태풍을 막아야 한다. 이러한 대통합, 대개혁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 종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한다.

첫째, 세계질서 속에서의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외교적 신뢰의 회복이다. 가정에서도 소집단에서도 한 번 신뢰가 깨어지면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신뢰는 깨어지기는 쉬우나 다시 회복시키는데는 비상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하물며 자국이익 최우선의 외교전쟁터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며 신뢰를 쌓아 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선 우방과의 유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필자의 단견인지는 몰라도 미국 정부, 특히 워싱턴 정치권 조야와의 관계나 UN에서의 우방국 공동보조 유지라는 면에서 보면 상당이 우려할만한 조짐이 있다. 특히 일본은 우방이라기 보다는 적대관계라고 할만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의 미일관계는 현안만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은 세계질서를 선도하면서 정의를 외치지만 자국의 이익에 배치되면 그 어떤 무리도 감수하고 상대롤 포기해 버리는 무서운 나라이다. 우리가 기왕의 쌓아 온 선린우호관계를 포기하면서 더 큰 국익을 다른 곳에서 챙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 정부도 그럴 리가 없겠지만 한미관계의 공조체제를 더욱 돈독히 하는 눈에 보이는 증거를 보여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역사적 미해결사안이 한 둘이 아니지만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여 거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의 국제정치적·외교적 공조유지를 위한 발판을 우리가 마련해야 한다. 일본을 민족감정의 시각에서 적국으로 분류하고 등질 때에 우리에게 결코 득이 될 일이 없으므로, 생뚱맞은 일본의 고집스런 과거사왜곡문제는 미래의 숙제로 남겨둔체 역사의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대비하면서도, 최근의 국제적 또는 동북아현안에 대한 공조를 위한 선제적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 또한 긴 역사 속에서 우리의 우방인지 적인지 분간하기 어렵겠으나, 우리의 선조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불편한 존재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개방시대 40년기간 동안 정치적(외교관계수립)·경제적 교류의 질과 양을 두고 보면 결코 멀리하기에는 너무나 각별한 서로가 필요한 관계이다. 미·중·일이 서로 다른 세계지배의 꿈을 꾸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적절한 외교적 스탠스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김춘추·서희·광해군의 지혜와 슬기를 다하여 나라를 구한 외교력을 현대화(?)하여 각 자에게 이익이 되는 한국의 위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 기초는 신뢰의 구축이다. 대한민국 국가도 정부도 국민도 믿을만하다. 어떤 경우에도 국제사회에서 신용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대한민국은 위기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작지만 큰 나라, 강소국의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강대국에게 절대 항복하지 않고 나라를 지킨 베트남, 강대국으로부터 단 한 번도 외침을 받지 않고 국가를 지켜 온 태국의 역사를 참조해야 한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 피아를 너무 칼같이 구분하는 것은 위험하다. 세계질서 속에서도 동북아지역정세하에서도 신뢰를 굳게 쌓아 우리가 강대국 간의 균형자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국민통합이 절실하다.

둘째, 국내적으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비상한 방법이 동원되어야 만이 국민통합을 가져와야 정치적·경제적 발전을 구가할 수 있다. 정치권은 너무 후진적이라는 것은 반론이 있을 수 없다. 정말 해도 너무 한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품격이 정말 비천하기 짝이 없다. 개인 정치인도 정당도 국회도 정치권 전체가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회생불능의 상태에 빠진다. 세상 속에서 자율적으로 통제와 조정이 안되는 사안이 여의도로 간다. 그러면 이것을 거중조정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데 어떻게 정당 간에 그렇게도 시각차나 이해차가 극명한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입과 발 특히 머리를 자유케 해 줘야 한다. 무엇이 그들의 입과 귀와 눈을 막고 있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국회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각 국회의원의 헌법기관적 지위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 결코 그들은 정당의 파견원이 아니다. 오직 국민의 파견원이다. 정당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공천의 민주성·공정성·적법성·합리성을 담보하는 정치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사람 중심으로 줄서는 것이 아닌 정책중심, 제도중심으로 줄을 설 수 있도록 그들을 자유케 해야 한다. 정당은 그들의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사무국이어야 한다. 정권이 정부에 앞서고, 정부가 국가에 우선하는듯한 모양새는 정말 위험하다. 그 반대이어야 한다.

셋째, 개인과 단체의 신뢰회복이다. 언제부터인가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상하좌우 인간관계의 신뢰가 깨어져서 인간미가 없는 살벌한 분위기에서 일을 한다는 구성원의 목소리가 높다. 내부통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내부에서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도 겁박·협박·폭로·고발 등 아주 저급한 방법으로 이슈화시켜 두루 몰망신을 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인간성의 상실이자 공동체문화의 황폐화의 증좌이다. 목숨을 건 경쟁만 배웠지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정신을 배우지 못한 교육의 탓일 수도 있고, 오로지 성과제일주의에 의한 인권침해의 영향이기도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정의와 평등 관념에 대한 몰이해도 영향을 끼쳤을테고, 사회적 불균형, 양극화의 심화 등이 크게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사료된다.

단체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경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NGO의 경우 탈정치·탈이념으로 성숙한 민주시민사회를 위한 사업의 순전성을 가지고 활동을 하여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개인의 관계에서는 공의와 정의, 공평과 평등, 자유와 민주의 정신을 제도적으로 구체화하여 실현하며, 진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상호인정하고 보호하는 세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정용상 한국법학교수회장/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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