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역량·데이터 축적 미흡
최신 인공지능 위한 전문 인력 부족
기업 투자 유도·법 제도 정비 시급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최근 AI(인공지능)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산업 전반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AI 선도국과 비교했을 때 관련 기술 축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는 20일 '주간 기술 동향 1888호-인공지능 기술 및 산업 분야별 적용 사례'를 발표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글로벌 기업들 대비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역량과 데이터 축적 면에서 격차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이론에 머물거나 제한된 기능만을 수행했던 AI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방과 의료·헬스케어, 생활, 교육, 게임, 보안 등 다양한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AI 개발 트렌드는 단순한 인지능력에서 벗어나 스스로 추론 및 예측, 문제 발견, 해결 단계에 이르기까지 분야와 연구,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AI는 관련 연구 결과물인 딥마인드(DeepMind), 오픈AI(OpenAI) 등과 같은 오픈 소스 활성화를 통해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하고 즉시 응용이 가능한 형태로 공개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연구 성과물들을 자사 제품 개발과 서비스에 응용해 상용화 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들도 다양한 AI 정책을 수립해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6년 '국가 연구개발(R&D) 전략'을 발표하고 스마트시티 및 보건 의료, 국방 관련 AI 기술 개발에 3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수립했으며 현재까지 추진 중이다. 스탠포드대학 중심의 'AI100 프로젝트', 미 국방성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XAI 관련 프로젝트' 등 산·학·연 연계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AI 발전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신성장 기업들의 기술 투자가 큰 역할을 하며 미국을 추월하고 있다. 최근 투자분석 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바이두·텐센트·알리바바·앤트파이낸셜의 AI 투자는 12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경쟁업체인 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의 투자 합계인 17억 달러보다 7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AI 기술 축적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스타트업 사례를 통해 본 2018년 중국 AI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 미국 등의 AI 능 기술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관련 스타트업, 전문가 및 인재가 극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지난 1월 경제부총리 주관으로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수립한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계획'을 제1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발표하면서 선도국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 계획은 데이터의 수집·유통·활용 전 단계를 활성화하고, 세계적 수준의 AI 생태계 조성, 산업 전 분야 간 융·복합을 촉진하는 9개 정책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보고서를 발간한 국경완 국방통합데이터센터 실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 및 산업현장에서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며 최신 AI 제품 개발 및 서비스 창출을 위한 연구자와 기업도 소수에 불과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역량과 양질의 데이터 확보, 관련 법·제도 정비,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스타트업을 다수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관·학 협력, AI 연구기관·학과 신설 및 확대를 통해 전문 인력을 대거 양성하는 한편, 정부는 AI 기술 확보를 위해 집중 지원하고 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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