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풍수학의 키워드 '용'
좁게는 산줄기·능선, 넓게는 땅 전체... 풍수는 용에 대한 전체 통찰 요구

용(龍)은 풍수학에 있어서 가장 광범위하고 다양하고 많이 사용되는 키워드이다.

용이란 단어는 풍수학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풍수자체이다. 용에 대한 깊은 성찰이나 분석 또는 통합적인 개념파악이 없이 풍수학을 개괄하기는 어렵다.

풍수학에는 다섯 가지의 중요한 요소가 있다. 이를 오결(五訣)이라한다.

오결은 용·혈·사·수·향을 말한다. 오결은 제각각 풍수학에 있어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일이다. 용은 땅 전체를 의미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결은 용에 포함되어 있는 개념이다. 혈도 용 위에 존재하며, 사는 용 그 자체이며, 수는 용이 품고 있는 혈관이고, 향은 용이 쳐다보는 방향인 것이다.

■생기와 산신령

옛 현인들은 땅의 높고 낮음 그리고 산줄기의 흐름을 용이라고 불렀다. 산은 증거 있는 무기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체 즉, 유기체로 본 것이다. 죽어있다면 기운도 죽었을 것이니 살아 있는 기운 즉, 생기를 얻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산이라는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산은 살아 있다. 물도 흐르고 식물도 자라고 곤충도 날아다니고 새들이 지저귀고 야생돌물들이 뛰어 놀지 않은가. 이들 동식물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치의 작용으로 후손을 퍼뜨리며 살고 있다. 산이 보호하고 있는 생명체를 선조들은 산신령의 자식이라고 불렀다. 산신령이란 산에 사는 귀신이라는 뜻이 아니라 산에서 살고 있는 생물들이 살아가는 자연의 이치를 일컫는 것이다. 이들이 산에 생기가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다.

■용이란 무엇인가

산줄기 또는 능선을 용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좁은 의미의 용이다.

넓은 의미의 용은 땅 전체를 가리킨다. 산지룡, 평지룡, 잠룡, 은룡, 용맥, 용복 등등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용에 대한 전체적인 통찰이 요구되는 것이 풍수이다.

용이란 신비한 상상적인 동물로써 최고의 개념을 지닌다. 그래서 왕을 의미하기도 한다.

용은 있는 듯 없는 듯 찾을 수 없는 존재이다. 물이 없으면 승천하지 못하는 동물이므로 물을 상당히 좋아하며 물과 함께 사는 동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용은 물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며 용과 한 몸과 같이 붙어 있다. 산속에는 계곡이 그리고 산언저리에는 강이 있는 것처럼. 그 물은 모두 용이 모아서 만든 물줄기이다.

상상속의 용과 풍수학의 용은 같은 성정과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변화무쌍하여 이제 나타났구나하고 생각하면 어느덧 사라지고 없다. 물속으로 들어가 숨었는가 하면 구름처럼 높이 솟아 있기도 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과 같다.

둘째, 변화무쌍하여 작아졌다가도 갑자기 커지기도 한다.

셋째, 천태만상으로 머리는 있는데 꼬리는 자취를 감추어 보이지 않고, 구름이 이는가 하면 비를 뿌린다.

넷째, 용은 요상하고 교묘하여 그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용을 알기위해서는 오랜 수련과 내공이 필요하다.

용을 살펴볼 때에 판단의 기준이 있다.

살아있는 형세와 죽은 형세에 대한 개념이 명확해야 한다. 그 외에도 활발한지, 게으른지, 에너지가 가득한지, 딴생각을 하는지도 알아낼 수 있는 요령은. 용이 가고 머무는 상태를 읽는 눈이 필요하다.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포泡를 찾아내는 눈을 가졌다면 유익하다.

용의 귀천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알면 귀·부·손의 길흉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길흉은 혈보다는 용에서 결정이 된다.

용의 앞뒤 즉, 면배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산중에서 기운이 어느 곳이 머무르는 지를 판단하는 큰 기술이다.

산에 용맥이 많은데 그 중에서 중출맥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하는데,

중간에 있다고 중출맥이 아니라 가장 강한 생기를 머금은 것이 중출맥이다.

어느 줄기가 주인인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행룡에 있어서 좌우요동으로 가는지, 상하기복으로 달리는지, 좌우취기하며 진행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행룡 시에 용도와 지각이 발달하는데 위치와 모양을 보고 정사正邪를 구별해내야 한다. 용의 박환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이치를 알면 어려울 것이 없다.

용이 기운을 머금은 곳을 혈이라 하는데 혈로 들어가는 마지막 한절의 용을 입수룡이라 한다. 입수룡의 기운이 한곳에 모여 힘이 뭉쳐져서 단단해지는데 이를 정돌취기라 한다.

사신사는 혈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서 감싸고 지켜주는 신으로 북현무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을 말한다. 혈은 주군의 개념이다. 북현무는 주군의 혈통이다. 좌청룡 우백호는 형제들이며, 남주작은 신하들을 의미한다.

사의 개념이 확장되면 외청룡, 외백호 안산과 조산으로 나누어질 뿐이다.

용의 성격은 용의 후덕하고 편벽된 모양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용을 담고 있는 물이 흐르는 모양을 가지고도 판단할 수 있다. 즉, 물의 형상이나 방위만으로도 길흉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반궁수나 화성수, 산수동거, 취수, 할각수 등등

향을 볼작시면, 용이 향을 대체로 정해준다. 비록 향을 중시하는 이기법이나 현공법에 의하더라도 용이 정해준 향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최상의 땅에서 최상의 향은 자연이 정해준 향이다. 소위 혈을 10등분으로 나눈다면 최상급의 자리에서는 어느 풍수가 보아도 명당이고 어느 풍수가 보아도 같은 향이 나올 것이다.

광의의 용은 바로 지구를 말한다. 지구는 우주 공간에 떠 있다. 즉, 하늘로 승천한 용인 것이다. 이 광대한 지구에서 6척의 작은 인간이 기거할 곳을 찾는 것이 풍수이다.

지구의 나이 45억년이다. 45억년동안 지구는 변하고 있다. 용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대륙판도 움직인다. 지진과 화산폭발이 일어나고 태풍과 홍수로 지표면에 변화가 일어난다.

흙이 돌이 되고 돌이 흙이 되기도 했다. 용이란 지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지구물리학을 공부하는 것도 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 간단하게 살펴본 바와 같이 용을 제대로 아는 것이 풍수의 실력을 쌓는 것이며, 풍수의 내공을 튼실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용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할 일이다. <김규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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