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최근 기자는 퇴근 후 약속 장소에 가기 전 서점에 들러 구경을 하던 중 취업 코너 속 ‘채용담당자가 공개하는 AI 면접 합격 기술’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렇듯 서점에 책으로 출간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곧 면접에 AI(인공지능)를 사용하는 것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AI 면접은 지난 2017년 하반기 채용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이를 도입한 기업조차 채용과정에 AI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어 참고용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부터 AI를 활용한 면접 및 채용을 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 AI 면접을 도입한 기업은 87개 수준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100여 개의 기업이 AI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AI 면접은 지원자의 얼굴인식을 통해 표정 및 감정을 분석하고 음성과 사용하는 어휘를 분석해 문장의 구성이나 내용의 일관성 등을 AI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뿐만 아니라 맥박과 뇌파 등 생체 데이터까지 활용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역량에 부합하는 후보를 선별한다.

AI 면접의 핵심은 데이터로 이를 위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AI 면접 프로그램은 뇌신경 연구 논문 및 측정 방법론 450여 편을 학습했다. 성별, 학력 등에 따른 차별 방지와 정확한 역량 추정을 위해 기준 데이터 5만2천명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성격과 가치관을 가진 220개의 AI 프로그램이 300개에 이르는 질문으로 지원자를 판단하게 된다.

AI 면접이 도입 초기인 만큼 현재 구직자들 대다수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AI 면접을 경험한 적 있는 구직자 김모 씨(30)는 "AI가 면접을 보는데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라며 "반복학습이 전부인 AI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도 AI의 이러한 반복적인 학습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지난 2014년부터 개발해오던 AI 채용 시스템 알고리즘에서 여성 차별적 인식이 드러나 폐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기업 내 여성 인력에 대한 과거 데이터가 부족해 여성이 배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도 "AI가 기존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여성 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AI 채용시장은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들도 속속 AI 면접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는 AI가 편향된 정보만 받아들이지 않도록 데이터의 성비를 인위적으로 맞추는 등 기술적인 노력을 계속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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