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육아 위한 AI 기반 캠 'AI 맘' 개발
세계 어디에도 없는 '영유아 빅데이터' 축적
글로벌 IT 공룡 기업과 협력·인재 양성이 목표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4차산업혁명의 파고가 전 세계적으로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일간투데이는 21세기 혁명적 변화의 핵인 4차산업을 집중 아우르는 독보적 언론의 길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4차산업시대! 인류의 오늘을 '보고' 내일을 '읽고' 혁명을 '쓴다'는 편집기조를 부여잡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본지는 새 기획 '4차산업혁명 K-Pioneer'를 시작한다.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의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국내의 스타트업(Start Up)들을 개별적으로 집중 조명하는 시리즈다. '4차산업 중심 일간지' 일간투데이는 Korea의 앞머리인 K와 개척자 내지 선구자의 의미를 지닌 Pioneer를 결합한 이번 기획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빛을 발하기를 응원한다. <편집자 주>
 

지난 7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아이앤나 사무실에서 이경재 대표를 만났다. 사진=김현수 기자


AI(인공지능)는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리의 일상을 바꿀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꼽히며 등장했다. 이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4:1로 승리하며 전 세계인들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됐다. AI의 첫인상은 인류를 위협하는 '차가운 기술'이었다.

그러나 2019년 바야흐로 AI 시대. 음성 명령만으로 TV를 켜고 영화를 찾아주는 AI 스피커와, 반려동물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CCTV 등이 등장하며 AI는 가정을 비롯한 일상생활 곳곳에 퍼져있는 '친(親) 인류' 기술이 됐다. 

아이앤나(i&na)는 가정의 완성이자 축복인 임신·출산·육아를 돕는 IT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국 200여개 산후조리원에서 수집된 신생아 정보와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아기의 건강과 올바른 성장, 그리고 부모의 편한 육아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AI 캠(CAM)인 'AI맘(AI MOM)'을 개발해 육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경재 아이앤나 대표는 지난 2014년 빌딩 자동제어 시스템 개발에 참여해 과학인 최고의 영예인 '장영실상'을 수상한 인재다. 남양유업·SK 브로드밴드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에 엄마 아빠 외에 아이를 면회할 수 없는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아 캠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아이앤나 사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 당사의 AI 시스템과 4차산업혁명시대 스타트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산후조리원의 '혁명'…'AI캠' 서비스

아이앤나의 대표 서비스인 '베베캠(BEBE CAM)'은 탁상이나 요람 등에 부착한 후 스마트폰을 통해 아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서비스다. 전국 약 600곳의 산후조리원 중 200곳이 사용하고 있다. 개수론 3천개에 달한다. HD 급 화질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상 공유 시스템을 통해 다른 사용자와 동시에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감염을 이유로 신생아실 면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기를 보고 싶어 하는 가족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연결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아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아이 케어를 배울 수 있는 '임신육아교실'과 베베캠 회원 전용 쇼핑몰, 쿠폰과 이벤트 정보 등을 함께 제공한다. 임신·육아 전문 채널인 '베베티비(BEBE TV)' 론칭도 앞두고 있다.

 

아이앤나의 대표 서비스 '베베캠(BEBE CAM)'. 사진=아이앤나

 
오는 6월 출시될 AI맘은 마이크 스피커와 안면인식 시스템이 적용돼 울음소리와 움직임, 얼굴 표정 등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부모에게 알려준다. 현재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단계로 아이의 얼굴과 울음소리는 어느 정도 확보해 연구 중에 있다. 

출시 이후 서비스가 적용되면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일 예정이다. 제품은 산후조리원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며 육아 케어 용도 외에 가정용 CCTV로도 활용할 수 있다. SK인터넷과 TV와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 아이앤나만의 '차별화된 데이터'로 승부수 


아이앤나는 AI 기반의 '베베 육아 다이어리'도 개발 중에 있다. AI 육아 다이어리는 감정 인식을 통해 가장 기쁜 순간 또는 소리 인식으로 아이가 터뜨리는 기쁨의 울음소리, 첫 '엄마'를 말하는 순간 등을 포착해 자동으로 앱에 저장해주는 서비스다. 기존의 육아 다이어리는 사진을 직접 찍어 게시하는 구조로 돼 있어 순간적 타이밍을 놓치면 기억에 남는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기가 어렵다. 

다이어리 서비스는 오는 6월 AI맘과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아기 옷이나 모자 등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앤나는 이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뿐만 아니라 '세상에 없는 데이터'를 축적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앤나가 주목하는 데이터는 바로 아기의 울음소리, 심장박동, 호흡 등이다. 나라마다 언어는 다르지만 아기 울음소리는 같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산후조리원이라는 문화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아기와 관련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곳도 우리나라뿐이다. 이에 아이앤나는 AI와 레이더 센서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감지해 긴급사항이 발생 시 알릴 수 있는 기술도 연구개발 중에 있다. 

이 대표는 "다른 회사에게 없는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것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소"라며 "임신·육아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이에 걸 맞는 인재를 양성·영입하는 것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가장 보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앤나만의 데이터를 쌓고 글로벌 IT 회사와 연계해 시스템 자체를 세계화 시킬 수 있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재 아이앤나 대표가 'AI 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 어두운 스타트업 전망…길 밝히는 '가로등' 될 것

이 대표는 국내 4차산업뿐 아니라 IT 스타트업 전망이 어둡다고 진단했다. 먼저 경기가 어렵고 대기업 위주인 사업이 많아 창의적인 인재들이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들의 아이디어를 보장해주고 이를 보조해줄 객관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처럼 창업 투자 기금을 조성하고 스타트업 설립 절차를 간소화해 실패해도 이를 용인하고 재기를 도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일부 전문가나 컨설턴트뿐 아니라 대학이나 실제 창업을 준비하는 인재들이 투자 관련 정보를 잘 알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을 비롯한 IT 기업들도 빅데이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 하지만 국내에는 빅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가 전멸 수준"이라며 "전공자나 교수, 책이 없다보니 이와 관련한 취·창업 희망자는 스스로 공부해 개척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아이앤나는 최근 광운대학교 스마트융합연구소와 '영유아 AI캠 및 빅데이터 플랫폼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전공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설 방침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취·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면 대단한 각오와 비용이 필요한 만큼 회사생활도 열심히 해보고 정말 되겠다는 검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해도 대기업이나 교수진들에게 뺏길 우려가 있는 만큼 시스템적으로 탄탄하게 갖추고 특허 및 포트폴리오도 견고하게 쌓아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AI 사업에 성공해 회사가 더욱 커진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인재들에게 투자하고 좋은 아이템을 키워 이를 기술적으로 풀어주는 등 어두운 스타트업의 전망을 밝혀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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