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모든 것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중 가장 부족한 것이 관광객입니다. 많이 놀러 와 주시는 게 도움입니다." 강원도 속초의 한 주민이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보듯 대형산불 발생으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관광객이 찾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기본생계마저 걱정하는 처지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일어난 강원 산불은 서울 여의도 두 배(560㏊) 면적의 산림과 500채 가까운 주택을 태웠다. 물론 불은 잡혔다. 하지만 산불 소식에 관광객들이 외면하면서 지역 경제가 멈출 정도로 또 다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산불 피해를 본 강원 고성·속초·강릉·동해는 동해를 낀 대표적 관광지다. 매년 이맘때면 강릉과 속초는 벚꽃을 보러온 관광객으로 붐볐다. 올해도 강릉 저동 경포호에서는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경포벚꽃잔치가 열렸다. 지난해 15만명이 찾은 지역 대표 축제다. 매년 경포호 주변 축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지난 주말 축제장은 텅 비었다. 개막 사흘 만인 지난 4일 강릉 옥계면에서 산불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찾지 않은 것이다.

강원도는 시·군, 상인회, 시민사회단체 등과 합심해 동해안 지역의 관광객 유입 대책 등 다각적인 홍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위축되지 않도록 인 바운드 여행사를 대상으로 도지사 안심 서한문을 발송하고, 전국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국내 수학여행단도 동해안 산불 지역에 차질 없이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인 행사도 마련했다. 봄 여행주간(4월 27∼5월 10일)을 활용해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속초와 고성, 강릉, 동해 등 동해안 산불 지역을 중심으로 할인행사와 대표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Again, Go East!'라는 타이틀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대대적인 거리홍보를 한다. 또 비무장지대(DMZ) 평화 둘레길 및 동해안 산불 지역과 연계해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동남아, 구미주 등 국외여행사를 초청해 팸 투어도 진행한다. 메리트도 크다. 강원도 여행에 나서자.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는 우리 민족의 환난상휼(患難相恤) 정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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