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硏, '혁신기업, 아마존의明과 暗' 발표

▲ 아마존 로고. 사진=아마존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클라우드 및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진행하며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마존이, 지나친 경쟁 중심의 조직운영 방식과 CEO 개인에 의존하는 조직구조로 인해 내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11일 '혁신기업, 아마존의 명(明)과 암(暗)'보고서를 발표하고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의 지나친 경쟁 중심의 조직운영 방식을 조직 구성원이 그대로 수용하며 몇 가지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초기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지난 1월 시가총액 7천970억 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을 제치고 전자상거래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IT 혁신을 이끌던 기업들이 혁신의 정체기를 맞고 있는 즈음에도 아마존은 '아마존GO', 자율 배송, 드론 배송, AI 플랫폼 등 끝없는 혁신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아마존의 성장에는 CEO인 제프 베조스의 학습 경영에 있다. 제프 베조스는 지난 2013년 회사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엘리야후 골드랫의 '더 골(The Goal)'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성장과 혁신'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등 도서 3권을 선정하고 최고 경영진과 함께 독서 워크숍을 열고 기업혁신활동을 주도했다.

'더 골'은 물류센터 혁신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수행했으며 모든 복잡한 문제에는 단순한 핵심 문제가 있다는 통찰을 제시했다. '성장과 혁신'은 파괴적 혁신을 위한 실행전략을 제시해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이 월마트나 구글, 등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큰 크림을 제공했다. '자기경영노트'는 아마존의 미션에 대한 전사적 헌신,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는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 아마존 조직문화의 주춧돌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독서광인 제프 베조스는 위에서 소개한 3권 외에도 여러 책을 함께 읽거나 통찰력을 가진 경영학 대가 등을 초대하는 형태로 지속적으로 배우고 경영진과 공유했으며, 이를 조직 운영에 적극 채용했다.

보고서는 책의 가르침을 충실히 이행하고 조직에 구현할 수 있었던 요인은 개인의 학습을 조직이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CEO 중심의 조직문화' 덕이라고 풀이했다. 강력한 CEO 중심 조직을 구축해 자신이 학습하고 깨달은 내용을 아마존 경영에 도입하고 실천해 나감으로써 개인의 학습을 조직의 학습으로 체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아마존은 3권의 책 저자들에게서 중요한 가르침을 얻었지만 저자들의 또 다른 핵심 가르침은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완전한 승자가 되는 것 외에는 실패한 협상으로 간주하며, 혁신을 갖춘 경쟁자를 조기에 제거하는 등 지나친 승자 독식의 문화로 인해 파트너십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

장남감 업체 '토이저러스', 온라인 서점 '보더스', 전자제품 유통 체인 '서킷시티' 등이 아마존과 협업했다가 시장을 빼앗기고 몰락한 대표적인 사례다.

초기에 아마존을 지원하던 출판업계 역시 아마존의 독자적인 e북 가격 책정 문제로 현재는 애플과 거래를 시작하며 아마존의 가장 큰 적으로 돌아섰다. 의류·제화 업체 '자포스'와 유아용품 업체 '다이퍼스닷컴'은 아마존이 출혈 경쟁으로 대응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아마존에 매각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마존이 진출하는 산업마다 고객 가치를 내세운 아마존에 의해 해당 산업에 속 한 기업이 황폐화되는 현상이 일어나자 이를 빗대어 'To be amazoned(황폐화되다)'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호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아마존은 학습하는 조직의 힘을 보여줬고 가르침으로 무장한 기업이 어떤 혁신을 이룰지 기대를 갖게 한다"면서도 "CEO 개인 특성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구조로 학습 관점에서는 장점이지만 단점 또한 여과 없이 내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EO 개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재의 조직구조를 보완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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