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정석, 교과서 같은 배우 신하균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시나리오가 좋아서 하겠다고 결정은 빨리 내렸다. 이후 어려운 연기에 '어떻게 하지' 후회했다."
신하균은 교과서적인 배우였다. 신인시절부터 선배들과의 작업이 익숙했다던 그는 체계적으로 연기와 현장을 배웠다는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이야기 위주로 보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는 배우였다. 어쩌면 당연히 연기하는 게 직업인 배우에게 '연기파 배우'라는 칭호를 붙인다는 게 어리석었던 게 아닐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도 들게 했다.
그는 매번 새로 들어가는 작품은 긴장되고 어렵다고 했다. 신하균은 "연기하는 것 부담만큼 설렘도 공존한다. 작품 완성 후 관객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 보면 살아있다는 느낌도 든다"며 "평소에 다 놔버리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다"고 연기에 대한 장점을 설명했다.
이번 작품 '나의 특별한 형제'의 경우 신하균이 맡은 신체장애인 세하 역은 얼굴 표정 외에 몸을 쓸 수 없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어려웠다. 또한 아직 신인 배우인 이솜과 배우로 정체성을 굳히지 못한 이광수가 주연배우로 참여했기 때문에 신하균이 짊어진 짐은 더 많았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에 신하균은 오히려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 들었다"고 현장을 설명했다. 신하균은 이광수와의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광수에 대한 칭찬 많이 들었는데 실제 현장에서 동구(극중 이광수 역할)의 느낌이 들었다"며 "몰입력 있고 집중력 있는 배우라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들었던 디렉션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 몸 상태나 움직임에 대한 요구였다"며 "'숨을 적게 마셔주세요'라는 주문 많았다"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나의 특별한 형제'는 관객들에게 강요하는 느낌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 톤에 맞게 그 안에서 방법을 찾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역할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연기하는 동안만 움직임이 절제됐을 뿐 몸에 다른 이상 현상이 생기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현장에서 앉아 있으면 일어나기 귀찮아지는 부작용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메서드 연기였다고 덧붙였다.
신하균은 이번 영화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꼽았다. 그는 "장애인이라고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서로 도와가며 사는 장애인분들의 실화를 토대로 재구성된 작품이다.
신하균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분들과 만났던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그는 "시사회 때 오셨는데 유머가 있으신 분들이었다. 다르다, 특별하다는 건 편견"이라며 "장애인도 평범하게 살 수 있는데 비장애인이 그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만드니까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사회 인식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폭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해 온 신하균은 아직 차기작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작품은 캐릭터보다 이야기가 먼저다"라며 "선과 악으로만 나눌 수 없듯 다시 악역을 맡거나 코미디 작품을 한다고 해도 똑같은 역할은 없을 것"이라고 현명하게 답했다.
한편 신하균, 이광수, 이솜 주연의 감성적인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오는 5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