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 만큼 아쉬움도 컸다

▲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사진=윌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많은 마블 팬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어벤져스 시리즈의 종점인 '엔드'가 아닌 정점인 '앤드'의 결말을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했다. 마블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 이후 매번 다음 시리즈 예고를 담고 있는 2개의 쿠키영상을 공개했으나 이번 '어벤져스: 엔드게임'엔 등장하지 않으며 마지막을 못 박았다.

이번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 4시간 만에 1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계속되는 신화를 이어가는 것에 비해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

지난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에서 가장 화두가 됐던 부분은 빌런(악당) 타노스였다. 타노스가 전 인구의 절반을 죽였지만 그의 입장에서 볼 때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이었다는 점이 독특했다. 타노스의 주장은 '인구는 많고 자원은 적어 지옥 같은 세상이 됐다며 인구를 줄이고 낙원을 만들어야한다'였다. 이는 영화가 아닌 실제로도 화두가 되는 주제였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타노스의 냉정하고 합리적인 주장과 어벤져스 팀의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주장의 대립구도를 기대했지만 타노스의 어이없는 죽음과 분량 최소화로 팬들의 기대가 무너졌다.

또 지난 인피니티워에서 어벤져스 기존 멤버들만 살고 추가된 멤버들은 죽어 등장했던 편애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스파이더맨, 닥터스트레인지, 스타로드 등 추가된 히어로들의 분량이 과하게 적었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서 그들 전부의 등장이 채 30분도 되지 않은 데다 심지어 몇몇 히어로들은 대사도 없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역대급 스케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어벤져스 팀과 타노스 팀의 전쟁 장면은 용산 아이맥스 스크린으로도 담기 못하는 웅장함과 화려함이 있었다.

결국 해피엔딩 결말을 맞은 듯 보이지만 의외로 영화는 타노스의 손을 들어준 모습이다. 어벤져스 멤버들은 많아지고 그들을 전부 담을 러닝타임과 인력은 부족했다. 그래서 결국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는 극중 죽음과 이별로 어벤져스 멤버 수를 줄여야만 했다.

중요 멤버들의 수는 줄었고 MCU는 앞으로 나아갈 것을 예고했다. 오는 6월 새 스파이더맨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소외됐던 멤버들을 집중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결말이었지만 마블 팬들에겐 아쉬움과 실망감이 남았다. 10년을 함께 해온 만큼 쉽게 나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어벤져스 시리즈는 끝났지만 아직 풀지 못한 의문들이 있다. 로키(토르의 동생)는 실제로 죽었는지, 인피니티워 이후 타노스가 정원으로 간 이유는 무엇인지, 또 타노스가 균형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 들이 영화가 끝나고도 찝찝함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또 러닝 타임이 3시간인 이유가 많은 의문을 풀고 이야기를 담기 위함이 아니라 마블 특유의 유머를 쏟아 붓기 위함이었던 것도 실망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영화는 보는 내내 즐거웠고 놀라웠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처럼 토론할 거리도 '토르: 라그나로크'처럼 러닝타임을 꽉채우는 긴장감도 없었다. 마블 팬으로서 어벤져스가 부족하고 엉성하게 끝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지난 24일 국내에서 최초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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