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2차분양 청약접수 결과 1순위에서 2천여가구가 미분양되는 등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고 있다. 정부의 규제대책 여파에다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상실되면서 주택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주택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분양자체를 연기하기 시작했으며, 주택부문 수주실적 급감으로 내년 분양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분양경기가 호황을 보였던 최근 2∼3년 동안 다음해 분양일정이 10월이면 대략 파악됐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청약률 급락…분양시장 꽁꽁=집값 하향세가 이어지면서 가장 먼저 분양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3일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2차분양 아파트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5056가구 가운데 2032가구가 미달됐다. 평균 경쟁률이 0.9대 1에 머물러 지난 7월 초 1순위에서 평균 7.9대 1로 마감됐던 시범단지 분양때와 대조를 보였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까지 실시된 서울 9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경우 전체 공급가구의 40%인 156가구가 최종 미달되는 결과가 나왔다. 8개단지 중 순위내 마감을 한 단지는 2개단지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순위내 모집가구를 채우지 못했다.
이같은 결과는 집값이 떨어지면서 아파트 수요가 위축됐고,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청약통장을 아끼는 분위기 때문이다.
◇10월 분양물량도 연기 잇따라=이달 분양예정이던 물량도 상당수가 다음달로 연기되고 있다. 그만큼 시장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건설교통부는 10월 중 전국에서 6만846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각 업체들이 분양시기를 늦추고 있다.
실제 이달중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서 주상복합을 분양하려던 대우건설은 분양시기를 일단 다음달로 미뤘다.
SK건설이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분양예정이던 ‘오륙도 SK뷰(3천가구)’도 연기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행사가 투기지역 해제를 기대하고 분양시점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LG건설이 경기 용인시 신봉동에서 이달 선보일 예정이던 아파트도 11월로 연기됐고, 대우건설이 분양예정인 경남 양산시 웅상읍 삼호리 아파트도 늦춰졌다.
◇올 주택공급 목표도 ‘빨간불’=지난달 30일 건교부가 발표한 10월 분양예정 물량은 6만여가구에 이르렀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들이 분양시기를 조절하면서 올 아파트 공급목표(52만가구)도 흔들리고 있다. 올해 모두 30만가구 공급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2005년 초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와 종합 부동산세 등이 도입될 경우 주택 공급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업체‘내년이 더 걱정’=올해 주택부문 수주물량이 급감하면서 각 업체들은 2005년 분양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중견업체에서는 정부의 각종 주택시장 규제정책이 쏟아지면서 ‘주택부문 수주 금지령’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에서는 ‘올해 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업계에서는 ‘10월 구조조정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구조조정 오나=올해 수주물량이 크게 줄어 2005년 주택사업 부문 위축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각 업체들은 인력재배치 등의 구실로 구조조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D·Y업체의 경우 인력을 절반으로 줄였고, 이같은 현상은 중견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속화 될 전망이다. 서울에 본사를 둔 W건설도 이달중 인력 재배치 계획을 세워 주택부문 인원 감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LG건설 윤경성 상무는 “각 업체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세워봐야 하겠지만 상당수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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