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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의 세상만사] 미사일 도발 악순환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5.14 11:0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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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오후 평안북도 구성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도 북한이 지난 4일 쏘았던 러시아 이스칸데르급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4일 발사 사진만 보고 단박에 미사일 종류를 구별해 냈고 현장 지도에 나선 김정은 책상 위엔 탄도미사일 궤적을 그린 도면이 있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닷새가 지나도록 미사일인지 확인이 안 된다며 계속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었다.

집권 2년 만에 모든 경제지표가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대표 업적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마저 파탄 났음을 받아들이기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각각 270㎞, 420㎞ 날아간 사실이 확인되자 문 대통령도 "사거리가 길었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 미사일 발사가 "일종의 한·미 양국에 시위 성격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비핵화 대화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압박 성격도 있다"고 했다.

■ 북한 의도적 '긴장 고조' 행위로

미국 정부 역시 4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확실히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기 바빴다. 트럼프 대통령이 늘 자랑해 온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과 미사일을 쏘지 않는다"는 약속이 깨졌다는 얘기를 듣기 싫었던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 위반인 동시에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한다'는 남북한 군사 합의를 어긴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과 미국 정부는 대통령의 치적에 금이 갈까 염려하는 정치적 계산만 앞세워 "도발이라고 볼 수 없다"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미사일 발사 사실 자체를 인정 않거나 적당히 덮고 지나가려는 한·미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북은 또 한 차례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은 늘 한국과 미국의 정치 일정을 머릿속에 넣고 주판알을 굴려 가며 도발의 타이밍을 결정해 왔다. 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날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평화, 일상이 되다'라는 제목 아래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은 사진이 떠 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추가 도발을 감행한 속셈은 뻔하다. 남쪽 정부를 확실히 길들이겠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르고 싶으면 더 이상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할 생각을 말고 확실하게 북한 편에 서라는 경고다.

■ 식량지원, 北에 잘못된 메시지 안겨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일상적인 방어태세 유지 훈련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도발 행위임이 명백한데도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은 참으로 안이하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2017년 8월 도발 때와 수법이 매우 흡사하다. 당시에도 북한은 단거리미사일 발사 직후 그 실체를 놓고 우리 정부가 로키로 대응하자 사흘 뒤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해 한국 정부의 뒤통수를 쳤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도 문 대통령은 "동포애나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식량 지원의 필요성은 있다"고 했다. 한국을 사정권으로 한 발사체와 미사일을 연달아 쏘아 올렸는데도 여전히 북한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식량 지원을 계속 추진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에서 이렇게 서둘러 대북 지원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밝힌 것은 북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우려가 크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 언젠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거라는 정부의 그릇된 접근법은 이제 바뀔 때가 됐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엄하게 꾸짖을 수 있어야 북한도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이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위기 국면을 조성해 남측을 협박한 끝에 양보와 보상을 끌어내는 북한의 상투적 전술이 재연되는 것이다. 북한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압박해 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을 서두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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