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박준성 대표 간담회 열고 "진심으로 사과"
제품 품질 관련 의혹…"고객의 허위 제보였다"
임지현 상무 보직 사임 등 신뢰 위한 대책 추진

▲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고객 응대 및 제품 안전성 등 잇따른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임현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고객 여러분과 당사의 협력업체 관계자분들께 당사 관련 여러 이슈들로 인해 혼란과 불편,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곰팡이 호박즙' 사태로 촉발된 '임블리' 제품이 품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블리를 운영하고 있는 부건에프엔씨가 논란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제품 안전성과 향후 대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20일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장품과 호박즙 제품의 안정선 조사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여러 의혹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임블리는 배우 출신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의 애칭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을 통해 높은 인기를 누려온 브랜드다. 지난달 초 불거진 곰팡이 호박즙 사건을 시작으로 제품 이물질 발견, 명품 디자인 카피 논란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논란을 불을 지폈다.

이에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imvely_sorry'가 생겨났고, 부건에프엔씨는 이 계정을 통해 임 씨에 대한 악성 루머 퍼지고 있다며 계정 운영자 A씨를 상대로 방해금지가처분신청서 낸 상태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강용석 변호사가 맡았다.

박 대표는 먼저 화장품을 사용하고 난 후 트러블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속출한 것과 관련해 화장품 51개 품목에 대한 안전성 재검증 결과를 알렸다.

국제공인시험기관인 인터텍테스팅서비스코리아에 제품 검증을 의뢰했고 그 결과, 전 제품 중금속을 비롯한 14종의 유해 물질과 곰팡이 원인균이 일체 검출되지 않아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서울 금천구 부건에프엔씨 본사에서 '호박즙 곰팡이' 논란 이후 고객 응대 및 제품 안전성 등 잇따른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블리 사태의 가장 큰 이슈인 곰팡이 호박즙 역시 영천시보건소와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 한국기능식품연구원을 통해 안전성 검증을 실시했고 모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박 대표는 "안전성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제품 이슈가 불거진 시점부터 현재까지 '인진쑥 에센스'와 '인진쑥 밸런스 샤워 필터'의 경우 총5천600건을 환불해드렸다"며 "호박즙 역시 제품 사용 여부, 제품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전 제품에 환불을 결정하고 현재까지 약 22억8천만 원 상당의 6만9천326개 박스에 대해 환불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명품을 카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자체 검열 기준을 강화하고 우수 디자인 인재를 확보하는 등 디자인 역량 강화를 통해 독창성을 확보하겠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라벨갈이 등 동대문 상인에 대한 갑질 논란에 관해 박 대표는 "그간 동대문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단독 오더 베이스 생산 시스템을 가장 먼저 구축하고 상생 체계를 정착시키려 노력해 왔다"며 "이를 위해 기존의 동대문 거래 관행에 변화를 요구하고 품질 관리를 엄격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어 저희의 시스템 채택을 무리하게 강요한 측면도 있고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SNS상에 퍼지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제조일자가 구입일자보다 미래 시점으로 표시돼 있는 이른바 '미래에서 온 인진쑥 에센스'논란 역시 콜센터에서 허위 제보를 시인하는 고객의 녹취를 공개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임블리 사건은 인플루언서의 이미지만으로 운영하는 '소셜 마켓'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를 수면 위로 올린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구매자를 소비자가 아닌 팬덤으로 여겨 품질 관리 및 경영, 대응에 미흡했다는 것. 이에 인플루언서 운영 'SNS마켓' 관련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부건 측은 이슈 해결 및 신뢰 회복을 위해 ▲식품 부문 사업 중단 및 패션·화장품 사업에 역량 집중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임지현 상무 보직을 사임 및 인플루언서 활동에 전념 ▲임 상무 사임 전 소비자 간담회를 진행 ▲제3의 중재기구 구성을 제안 ▲고객 관리 시스템 비롯한 사업 시스템 전반 개선 등을 약속했다.

박 대표는 "문제점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담당 임직원에 대한 직무 재교육 시행, 제품 출고 시스템 정비, 고객 관리 시스템 개선 및 인력 확충, 광고·홍보 자체 심의 강화 등의 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최근 이슈와 관련하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온라인 계정을 통해 사실 무근의 허위 피해 사례와 악성 루머, 인신공격성 글들을 게시하거나 과도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허위 사실 유포를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직면한 어려움과 위기를 자성의 기회로 삼고, 새로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미숙했던 점, 실망을 안겨드렸던 점, 걱정을 끼쳐드렸던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임블리에서 구입한 제품에 피해 사례를 수집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imvely_sorry'. 사진=임현지 기자

한편, 강용석 변호사는 부건 측에서 A씨에게 신청한 소송과 관련, 지난 18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승소를 확신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강 변호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있고 소비자보호법에 의한 소비자 권리가 있는데, 소비자 권리상 충분히 의견 교환,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 글을 올리고 하는 것도 최근 대법원 판례상 인정되는 행위"라며 "부건 쪽은 사이트에서 올라온 글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허위라고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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