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년여만에 1천만 고지를 눈앞에 두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비트코인은 약 2천888만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초 약 356만원 최저가를 기록하고 올 초까지 400만원 선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달 1일, 만우절 장난에서 비롯된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5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이 지난주 900만선을 돌파하더니 이제는 1천만원을 넘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폭등하며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신규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본인 실명으로 암호화폐 투자가 어려운 상황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높은 상황이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면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이외의 거래소에서 실명 가상계좌 발금을 금지시켰다. 심지어 위 4곳의 거래서 신규회원 조차 은행의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받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은행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통장 발급을 문의하면 거절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

이처럼 국내 대다수 거래소가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이용하지 못해 거래소 법인계좌로 고객 자금을 받고 별도 장부에서 이를 관리해 암호화폐 거래를 하는 '벌집계좌' 형태로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정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 결국 국내 투자자들의 안전 거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경우 몰타를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허용 의사를 보이고 있고 일본도 허가제를 통해 거래소를 관리하며 관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남미 등에서도 역시 일정한 규제 기준에 맞춘 암호화폐 발행과 판매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주요 국가들의 암호화폐 규제가 정립되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이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에 블록체인 연결과 암호화폐 저장·전송 기능을 제공하는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자신들의 클라우드 환경에서 블록체인 연결구동이 이뤄지는 종합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며 역시 시장 확대에 나섰다.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가 투자수단으로 관심을 끌면서 점점 더 많은 국가와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의 규제를 정립하고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된 곳 중에 우리나라만 암호화폐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암호화폐는 단순 투기가 아닌 블록체인과 상생하는 관계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염두한다면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현재 암호화폐 거래제도는 확실히 재정비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최소한 암호화폐에 투자한 국민이 투명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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