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한국 첫 칸영화제 최고상 영예
빈부격차를 블랙코미디로 예술성·상업성 다 아울러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
쟁쟁한 감독들과 경쟁 쾌거 봉감독 거장 반열에 '우뚝'

▲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이다. 칸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5일 저녁 7시 1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 감독은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소감을) 불어로 준비 못 했다"며 "불어 연습은 제대로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큰 영감을 중 앙리 조루즈 클루조,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되게 큰 영화적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나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가능했고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최세연, 김서영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에도 감사드린다"고 제작진에게 감사를 먼저 전했다.

가족들에게도 감사인사를 전한 봉준호 감독은 "나는 그냥 12살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며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상상도 못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은 해에 칸 국제 영화제에서의 수상이라 봉 감독의 황금종려상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간 한국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까지 총 17편의 작품이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고 이 가운데 다섯 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았고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이어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출연한 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 2010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다수의 쟁쟁한 경쟁작이 있었기에 더 놀라운 성과로 인정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함께 간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총 21편으로 역대 황금종려상을 한 번 이상 수상한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켄 로치', '쿠엔틴 타란티노', '테런스 맬릭', '압델라티프 케시시' 등 다섯 명의 작품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함께 수상 후보에 올랐다.

심사위원장이자 시상자였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영화 '기생충'의 만장일치 황금종려상 결정에 대해 "'기생충'은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리고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밌고 웃기게 얘기한다"고 영화 '기생충'의 수상 가치를 평가했다.

한편 칸 국제 영화제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오는 30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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