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기생충'이 보여 준 우리 사회 민낯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9.06.02 16:20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구글+
네이버 밴드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폴라
핀터레스트
URL 복사
   
▲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지난달 30일 개봉한 이래 3일 만에 동원 관객 200만명을 넘어서며 쾌속 항진 하고 있다. 사회비판 메시지를 적절한 페이소스와 코미디로 잘 버무리는 봉 감독 특유의 스타일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토핑까지 얹으니 흥행은 '따 논 당상'이다.

중간에 최근 남북관계를 풍자하는 내용도 포함돼 이것저것 막 퍼주는 학교 앞 분식집 주인 같은 감독의 과잉 친절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 현실을 꼬집었기에 웃기면서 아프다.

영화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빈부(貧富)격차를 다룬다. 영화 시작과 함께 나오는 가난한 집은 반지하방 살이를 한다. 이런저런 자영업을 했다가 빚에 쪼들려 반 지하방으로 내몰린 그들은 변변한 직업도 없기에 현대 생활의 기본인 통신도 남의 집 와이파이에 빌붙어 살아간다. 볕 한 자락 제대로 들지 않는 반지하방은 그들에게 희망이 없음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에 반해 글로벌 기업 CEO(최고경영인)인 박 사장네 집은 위로는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 내리고, 앞에는 널따랗고 푸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 가운데 아래로는 세상을 내려 볼 듯이 높다란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다.

평행선을 그리며 영원히 만나지 않을 듯 했던 두 집안은 가난한 집안의 아들이 부잣집 딸의 가정교사를 하게 되면서 뒤섞이게 된다. 영화는 밑바닥을 전전하던 가난한 집 사람들이 하나둘 부잣집 일을 맡아 들어가면서 상승의 흐름을 탄다. 관객들도 덩달아 그들과 정서적으로 한 묶음이 된다. 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 상승흐름이 반전되면서 파국과 함께 오늘의 우리나라 현실을 냉정하게 되돌아 보게 한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는 의견에 '매우 동의' 39.7%, '약간 동의' 45.7% 등 격차가 크다는 의견에 열에 여덟 이상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회 심각한 빈부 격차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마천은 일찌기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부가 자기보다 열배이면 그 사람을 비하하지만, 백배면 그를 두려워하고, 천배면 그에게 부림을 당하고, 만배면 노복이 된다. 이게 세상의 이치다(富相什則卑下之, 伯則畏憚之, 千則役, 萬則僕, 物之理也)."고 일갈했다. 문제점은 지적하되 해결책은 줄 수 없는 영화를 보며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