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이영수증 발행 관련법 개정 착수
일부 카드사 종이영수증 선택 발행...발급비용 부담 축소 기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영수증 필요하세요?” “아니오. 버려주세요”

직장인 한모 씨(30)는 식당이나 커피숍 등에서 카드로 결제한 뒤 항상 종이영수증을 버려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대부분 결제와 동시에 종이영수증은 자동으로 출력돼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한씨는 “앱이나 휴대전화 문자로 결제내역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종이영수증을 별도로 받는 것이 번거롭다”며 “현재 카드 결제후 종이영수증이 자동 출력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이 필요한 경우에만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일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카드결제로 인한 영수증 발급 건수가 25%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카드결제 건수는 2015년 134억건에서 지난해 170억건으로 3년전보다 27.3%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영수증 발급 건수도 같은 기간 102억건에서 128억건으로 25.4% 늘어났다. 종이영수증 발행 비용도 지난 2015년 488억원에서 지난해 560억으로 14.7% 증가했다.

고용진 의원은 "카드결제 증가로 영수증 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종이 낭비 등 사회적 비용 역시 커져가고 있다"며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부가가치세법에 따르면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영수증을 교부해야 한다. 이로 인해 신용카드로 결제시 매출 전표가 종이형태로 자동 발급되는 것.

지난 10일 정부는 카드 가맹점에서 종이영수증 발행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도록 관련된 부가가치세법 개정과 관련된 내용을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라고 발표했다.

카드업계에서도 이같은 분위기에 반색을 표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이번달부터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통해 전자영수증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앱 안에서 영수증 기능을 신청하면 카드 결제시 종이영수증과 동일한 형태의 전자영수증이 제공된다. 결제 승인 영수증과 취소 영수증이 모두 자동 보관된다. 카카오페이 담당자는 “하나카드와 롯데카드도 곧 추가할 예정이며 제휴사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다음달부터 5만원 이하의 금액을 카드결제시 고객이 종이영수증 발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카드 매출전표 선택적 발급 제도'를 시행한다. 회원용과 가맹점용 총 2매를 발급하던 종이 영수증을 가맹점용 1매만 발행하고 회원용은 고객이 요청할 때만 발급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 제도는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다음달부터 카드결제 단말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가맹점을 기준으로 시행되며 적용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내년 1월 전면 실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제도 도입으로 현재 연간 20억장 이상 발급되는 회원용 매출전표의 최대 90% 가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각종 사회적 비용 절감과 함께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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