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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유언공개…"민족의 평화통일 위해 기도하겠다"문재인 대통령, 순방 마치고 조문 예정
  • 최유진 기자
  • 승인 2019.06.11 15:41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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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호 여사 장례식장.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

10일 별세한 고(故) 이희호 여사의 유언이 공개됐다.

김대중평화센터 김성재 상임이사는 11일 이 여사가 지난해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발표했다.

유언장에 따르면 이 여사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어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또한 이 여사는 "유언 집행에 대한 책임을 김성재 상임이사에게 부여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이어가 달라"고 부탁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발표문에서 "이 여사님의 장례는 유족, 관련 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유족들이 모두 임종을 지키면서 성경을 읽어드리고 기도하고 찬송을 부를 때 여사님도 함께 찬송을 부르시며 편히 소천하셨다"고 말했다.

또 "이 여사님께서는 평생 어려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늘 함께 하셨고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남과 북의 평화를 위한 일을 계속하시다가 소천하셨다"고 전했다.

이희호 여사는 생전 여성인권운동을 위해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사는 1951년 한국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피난 갔을 때 전쟁이라는 폭력적 상황에 노출된 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한 뒤 '대한여자청년단'이란 단체를 만들었다.

또 전쟁이 점차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1952년애는 여성문제연구원을 창립해 남녀차별 문제에 본격적으로 천착하기 시작했다.

이후 1959년 이 여사가 여성인권을 위해 처음으로 제안한 캠페인은 '혼인신고를 합시다'였다. 당시 결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첩으로 들어온 여자에게 조강지처가 쫓겨나는 사회적 문제가 빈번했다. 이 여사는 '첩을 둔 남자(축첩자)를 국회에 보내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일부일처제를 지키고자 주장했다.

1964년 이희호 여사는 여성문제연구원 제2대 회장을 맡아 남녀차별법 조항 철폐에 앞장섰으며 이는 1989년 모계와 부계 혈족 모두 8촌까지 인정하도록 하는 등의 가족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한편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에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지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역사를 보면 북한은 남북 관계 개선에 기여한 주요 남측 인사의 장례에 조문단을 파견해 왔다.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前) 대통령이 서거하자 북한은 바로 다음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특사 조의방문단 파견 의사를 밝혔다. 이어 8월 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이 특별기로 서울에 도착해 방한 첫날 조의를 표한 바 있다.

게다가 북한 조의방문단은 8월 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사실상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면담이었다.

이번에도 북한이 중량급 인사가 포함된 조문단을 파견할 경우 이를 계기로 막혀있던 남북 관계가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현재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접한 뒤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저는 지금 헬싱키에 있다. (한국에)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여사님이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갔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 보다"라며 "평생 동지로 살아오신 두 분 사이의 그리움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평양 방문에 여사님 건강이 여의치 않아 모시고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평화의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벌써 여사님의 빈자리가 느껴진다"고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두 분(김 전(前)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이 만나셔서 얘기를 나누고 계실 것"이라며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평화를 위해 두 분이 늘 응원해 주시리라 믿는다. 순방 마치고 바로 뵙겠다"고 심정을 전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의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6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뤄질 예정이며 장지는 서울 동작동에 위치한 국립현충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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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기자 amy311@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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