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지난해 영업이익률 2배 증가에도 6.9%가격 올려
인상 근거로 든 관리비·물류비 인상…'소비자 공감 못해'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최근 빵 가격을 6.9% 인상한 SPC삼립의 인상 근거를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최근 1천원에서 1천100원으로 가격이 오른 SPC삼립 '실키 크림빵'. 사진=SPC삼립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SPC삼립이 영업이익률이 2배 증가했음에도 빵 가격을 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소비자들이 1천원 한 장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국민 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최근 SPC삼립은 취급 품목 678개 중 123개의 품목에 대해 평균 6.9%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주요 인상 품목은 권장소비자가격 기준으로 '실키크림빵'이 1천원에서 1천100원(10.0%), '치즈후레쉬빵(14입)'이 3천800원에서 4천원(5.3%), '아이스콜드브루 롤케익'이 4천500원에서 4천600원(2.2%) 등이다.

SPC삼립이 밝힌 인상 원인으로 관리비, 물류비 상승 등을 꼽았다. 하지만 물가감시센터는 SPC삼립이 이미 2014년과 2015년에 두 차례 가격을 인상을 통해 2016년 매출액이 1조536억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원가율은 74.9%로 감소했다. 이에 290억원의 영업이익, 2.8%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평균 매출액이 1조189억원이다.

인상 근거로 들었던 관리비와 물류비 등이 포함된 판매관리비 비율은 2014년대비 2018년 1.1%p 증가했다. 동기간 매출원가율은 79.0%에서 75.9%로 3.1%p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2.1%에서 4.1%로 약 2배 증가했다.

물가감시센터는 SPC삼립이 ㈜샌드스마일, ㈜비엔에스, ㈜SPCGFS, 밀다원, 에그팜, 그릭슈바인 등이 포함된 연결재무제표를 근거로 들었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이 별도재무제표보다 9.4%p 높은 85.3%, 영업이익률은 1.5%p 낮은 1.7%로 분석해 이를 기업의 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SPC삼립은 관리비,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빵집(베이커리)에서 만드는 빵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해 슈퍼마켓이나 대형 마트 등에 유통되는 빵을 만든다. SPC그룹의 SPC삼립, 샤니가 독과점을 이루고 있다. 2017년 식품유통연감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양산빵 SPC삼립의 시장점유율은 71%로 나타났다.

물가감시센터는 "제빵업계 시장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양산빵 시장은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먹거리, 직장인에게는 식사 대용, 대학생과 청소년에게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손쉽게 찾는 국민 간식 자리를 지켜왔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이 1천원 한 장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국민 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개별 원재료의 가격 추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제품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소비자 부담 전가로 이윤 확대를 꾀해 온 것은 아닌지 기업들의 자성을 촉구한다"며 "가격 인상이 반복될 시 소비자 외면 혹은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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