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험청구 자동화 시스템 구축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보험업계 '환영' VS 의료업계 '강한 반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10여년간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 보험에 대한 진료비 자동청구 시스템이 먼저 구축·도입됐다.

보험개발원은 반려동물 1천만 시대를 맞아 지난 7일 반려동물보험 진료비 청구시스템인 POS를 개발해 반려동물 보호자가 동물병원에서 바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반려동물보험 진료비 청구시스템인 POS를 이용할 경우 동물병원에서 보험가입 내역을 확인하고 진료 후 즉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보험금 청구 내역을 POS를 통해 해당 보험사로 전송하는 시스템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POS와 연계가 완료되는 보험사부터 이용이 가능하다. 전용 웹페이지 구축이 완료되는 오는 8월 이후에는 전국 모든 동물병원에서 POS를 이용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반면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보험금을 받기 위해 가입자가 직접 치료를 받은 의료기관에 요청해 진단서, 증명서, 영수증 등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실손의료보험료는 자동이체가 되는데 왜 보험금 청구는 전산화가 안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방출장 중 복통으로 응급실 내원 및 요로결석 진단 후 서울로 복귀한 후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병원에 진료확인서 및 세부내역서를 요청하자 본인확인을 위해 직접 방문을 요구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했다"며 실손보험 청구전산화 추진을 요청했다.

보험업계는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가 도입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청구가 간소화되면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 소액이며 전산 시스템이 갖춰져 가입자로부터 일일히 서류를 받아야 하는 작업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업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업계에서 개인정보유출 등의 이유로 실손보험청구 간소화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실손보험 청구를 위한 진료 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전달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보험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국민건강보험 지급심사를 하는 심평원이 보험자료 전송업무 중계기관으로 관여하게 되면서 실손보험의 비급여 항목이 심평원에 노출된다. 비급여 부분이 당국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을 보이는 것.

이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 토론회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는 어렵지 않지만 풀리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의료계 주장 가운데 합리적인 부분은 받아들이고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힘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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