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실이기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 20일 임시국회가 열리게 된 이유다. 그러나 국회의 '제구실'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추경만 해도 이를 심사할 소관 상임위인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이 한국당 몫으로 돼 있어 한국당 협조 없이는 사실상 처리가 불가능하다.
한국당의 임시국회 등원 조건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패스트트랙의 원천무효 및 사과, 경제청문회 수용이다. 물론 범여권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문제는 여·야 4당 합의를 통해 이미 법률적으로 절차가 진행된 사안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 이 문제를 꺼내들고 국회정상화 전제 조건으로 결부시키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 '몽니'다.
물론 여·야가 함께 안건 심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따라서 일단 국회 문을 연 뒤 한국당 요구대로 경제청문회를 수용하는 방안도 긍정 검토하길 바란다.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정부의 잘못도 있지만, 과거 이명박·박근혜정부 또한 경제 실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한가하게 경제 실정 공방을 지속하고 있는 사이 경제인들은 깊은 불황에 미래 희망 상실의 시름에 빠져 있음을 직시하길 촉구한다. 오죽하면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최근 20대 국회 들어 11번째 국회를 방문, '경제활성화를 위한 조속입법 과제' 리포트를 전달했겠는가. 아닌 게 아니라 올해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총 126건이며 이 가운데 기업지원법안은 9건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가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골병 들어가고 있고 정치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는 박 회장의 호소를 무겁게 받아들여 성실하게 국정을 논하는 국회상을 기대한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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