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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머니톡톡] 증권사, CEO를 보면 회사가 보인다글로벌 '미래에셋', 관리의 '삼성', IB의 'NH'
  • 장석진 기자
  • 승인 2019.06.23 16:00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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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몸집을 키우며 대형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각사 CEO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이들 증권사의 행보를 점쳐볼 수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이끄는 국내 대표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색깔이 다른 3사 CEO들을 보면, 각사가 추구하는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4일 일간투데이는 대형 IB로 탈바꿈하고 있는 대표 증권사들의 CEO를 통해 이들 증권사의 발전 가능성을 짚어봤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 오너가 글로벌 사업 선도하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은 그룹 오너가 2선으로 물러나지 않고 앞장서서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와 하버드 최고경영자과정(AMP)를 거친 후 동원증권 임원을 거쳐 미래에셋을 창업한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 이후 2년간만 자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켜, 지난해 3월 국내 회장직을 내려놓고 현재는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를 맡고 있다.

국내는 박현주 회장의 그림자로 동원증권 시절부터 20여년을 함께해온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총괄 경영을 맡고 있다. 박회장은 국내 부문을 최현만 수석부회장에게 완전히 일임하고 본인은 그룹의 해외사업 개척에만 매진하고 있다. 올해 그룹 신년사를 최현만 부회장이 했다는 것은 상징적인 일로 업계에 알려졌다.

박현주 회장은 해외시장 개척 초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위의 우려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지난 16년간 해외시장 개척에 전념했다. 초기 중국 시장 개척 당시 파트너 회사 사람들을 만나 비즈니스를 트기 위해 수십잔의 독주를 원샷했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내려온다.

미래에셋은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영국, 미국 같은 선진자본시장까지 국내외 14개국에 진출했다.

2003년 국내최초의 해외운용법인을 홍콩에 출범시켰고, 2005년에는 국내 최초의 해외펀드 설정, 2008년에는 룩셈부르크에 최초의 역외펀드인 시카브(SICAV)펀드를 만들어 해외투자자에게 한국 운용업을 알렸다.

이후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 등에 법인을 설립하고 캐나다, 호주 등 선진 시장의 ETF전문 운용사를 인수했다. 작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 인수와 베트남투자공사와 합작법인 설립, 국내 최초의 중국 현지 사모펀드운용사 인가를 마쳤다.

미래에셋대우 측면에서도 해외법인 자기자본 합계가 3조원에 이르며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사 중 가장 많은 해외거점 보유는 물론 단순 주식 세일즈가 아닌 종합IB모델로 진화중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홍콩법인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 ‘마오얀 엔터테인먼트’의 홍콩 IPO에 현지 증권사와의 경쟁을 뚫고 주간사로 참여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새겼다.

미래에셋 해외사업은 상징적인 기록 뿐 아니라 실적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세전 순이익은 428억원으로 전체 세전 순이익의 19.05%를 차지하며 국내부문과 수익기여도에서 점차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한 글로벌IB 한국법인 담당자는 “미래에셋이 처음 세계무대에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무모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아시아에선 노무라 정도가 플레이어로 인정 받았지만, 이젠 AP지역 파트너로 미래에셋을 검토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박현주 회장이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이 가능한 건 최현만 부회장이 국내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적립형펀드 캠페인부터, 미래에셋생명 상장, 대우증권 인수 등 국내에서의 굵직 굵직한 일들을 도맡아온 최현만 부회장이 자산관리 전문가로서 대고객 접점을 잘 관리해 왔기에 박회장이 해외에서 그룹의 외연을 키워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전략통이 리스크관리 강화하며 내실 찾는 삼성

삼성증권은 자산관리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는 측면에서 미래에셋과 비교된다. 특히 그룹의 브랜드를 등에 업고 VIP영업에 경쟁력을 가져온 회사다. 다만 소매금융에 너무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IB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장석훈 대표가 이 숙제를 풀고 있다.


다만 삼성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기 보단 전략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작년 4월 소위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금융회사의 생명과도 같은 고객 신뢰에 큰 흠이 생긴 것이 부담이다. 리스크관리에 강한 ‘관리의 삼성’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임직원 개개인의 윤리의식 문제로 치부하기엔 사건의 파장이 컸다.

장석훈 사장은 전형적인 관리형 CEO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위스콘신 매디슨에서 MBA를 마친 장대표는 삼성증권에서 상품 전문가로 성장한 후 전략과 인사를 중심으로 경영지원실장을 거쳤다. 외유내강형으로 내부의 신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CEO는 “보통 삼성증권 CEO들이 삼성생명 등에서 내려왔던 것과 달리 내부를 잘아는 관리형 CEO가 어려운 시기 리스크관리를 맡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략통 답게 장대표는 글로벌 진출에도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중반 중국시장의 부상과 함께 야심차게 홍콩에 진출했던 삼성은 막대한 초기 구축비용을 수업료로 치른 채 사업을 축소했던 기억이 있다. 그 트라우마로 삼성이 최근 10년간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없다. 다만 런던, 뉴욕, 홍콩 등 주요 거점에 법인을 두고 리서치 업무 등 보수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대표 스타일과 현 회사의 정황상 공격적인 직접진출 보다는 로스차일드 등 현지 파트너 회사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리스크는 줄이고 효율은 높이는 내실경영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IB사업부 확대 구축으로 수익성 극대화하는 NH

최초의 IB출신 CEO로 작년 3월 NH투자증권의 수장에 오른 정영채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IB업계 넘버원이다.

보통 IB담당 임원은 조직 수익에 기여하며 전문가로서의 길을 가고 CEO에 오르는 일이 없었던 터라 증권업계 내 타사로부터 끊없는 구애를 물리치고 사장에 오른 정영채 사장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주목됐다.

정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대우증권에서 자금, IB, 기획본부장을 거쳐 훗날 NH투자증권에 합병된 우리투자증권에 와서 IB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는 2019년 1분기에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시장 전반의 딜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창출력을 극대화해 역대 최대 분기 영업수익(1056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정영채 대표 취임 이후 IB사업부 조직개편을 통해 1사업부와 2사업부로 확대 재편하고 조직과 인력을 확대했는데, 이에 대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윤병운 대표가 이끄는 1사업부는 올해 회사채 부문 대표주관 물량 증가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대표주관 순위 1위를 유지했고 수익규모도 증가했다. IPO부문은 드림텍, 현대오토에버, SNK, 컴퍼니케이, 까스텔바작 등 5개사 신규 상장을 통해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유상증자 부문에서는 두산중공업 및 두산건설, 이베스트증권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했고 어드바이저리 부문은 롯데글로벌로직스 합병자문, 포스코켐텍자문, 원익IPS 합병자문 등을 수행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최승호 대표가 이끄는 2사업부는 수익형 부동산 딜 수익증대로 사업부 성과가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서울스퀘어, 삼성SDS타워 등 국내 랜드마크 딜 수행 및 대성산업가스,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딜에 참여해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291억원을 기록했다. 또 구조화금융부문에서 신규 자산유동화증권(ABS) 대표주관을 수주하는 성과를 보여줬고 대체투자 부문에서는 해외 신규 딜을 가져오며 수익 창출에 기여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정영채 사장이 사업부 대표에서 대표이사가 되면 실무적인 공백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지만 안정적인 사업부 확대 구축으로 우려를 일축했다”며 “오히려 대표이사로서 큰 영업시 측면지원을 해줘 더욱 분위기가 좋아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영채 대표의 대표이사 등극 이후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IB출신 CEO들이 연이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정대표가 'IB출신 CEO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증권업을 이끄는 각사의 CEO들이 펼치는 색다른 전략이 자본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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