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출생아 수가 지난 4월 또다시 역대 최저 수준을 찍은 것이다. 최소 기록은 37개월째 이어졌다. 통계청의 '2019년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출생아 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700명(6.1%) 줄어든 2만61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6.2명이고, 4월 출생아 수는 1981년 월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적다.

아이를 낳는 주 연령층인 30∼34세 여성 인구가 줄고 혼인도 감소하면서 출생아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총인구 감소도 예상보다 빠르다. 중위 추계 시나리오로 볼 때 국내 총인구는 2028년에 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2029년부터는 내리막길에 돌입해 2067년엔 1982년 수준인 3928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 7%를 넘기며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이후 2017년 고령사회(14%)로 진입하기까지 17년이 걸렸다.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꼽히는 일본은 1970년 고령화사회에서 24년 지나 1994년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11년 만인 2005년 초고령사회로 들어섰다. 일본의 고령화 속도 기록을 우리나라가 초고속으로 뛰어넘는 것이다. 유엔 인구추계와 비교했을 때 2065년에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 중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가장 낮고, 고령인구 비중은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출산장려정책을 한층 강화해야겠다. 가임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보육, 주거, 노동 및 양성평등 등과 함께 교육비 부담이 작지 않다. 프랑스는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정책을 기조로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가족수당’을 주고, 자녀 양육을 위해 휴직하는 근로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출산율 올리기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단순 지원보다 양질의 일자리 확대,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문호 확대, 주거여건 개선, 보육시설 확충 등 근본적 대책 마련에 더 힘써야 한다.

정부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98명을 기록하며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명 이하를 보인데 이어 올해는 0.94명, 2021년에는 0.86명으로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직시, 특단 대책을 내놓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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