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빅 3사 체제가 장기간 유지돼 흔히 '삼분천하(三分天下)'로 묘사된다. 새로운 세대의 통신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3사는 소비자들에게 각자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우위를 강조하면서 치열한 마케팅 혈전을 벌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보면 모두들 본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다.

그 중에서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위·오·촉 3국 중에서 가장 열세에 있던 촉나라가 가장 공세적이었듯이 새로운 세대의 통신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다양한 전술로 기존 삼분구도를 흔들려고 애쓴다. 4세대(4G) LTE에서는 미국쪽의 보안 논란 우려에도 중국 화웨이 장비를 전격 도입해 시설 투자비용 절감을 도모했고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말에는 자사 인터넷TV(IPTV)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얹어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순증 가입자를 끌어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4월 일반 소비자 대상 5G 서비스 본격화 이후 통화 품질·데이터 전송 속도 경쟁으로 한바탕 날선 신경전을 치른 3사가 요즘 첨예하게 맞부딪히는 전선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성사 여부다. CJ헬로는 한 때 모바일로 알뜰폰업계 독행기업(Maverick)으로 우뚝 성장해 장기 고착화된 기존 통신시장의 혁신과 가격 인하를 이끌고 더 나아가 제 4이동통신까지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제는 빅 3사 다툼의 제물이 돼버렸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CJ헬로 모바일의 귀속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송·통신 융합의 시대 흐름 속에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 합병하면서 자본을 확충해 K-콘텐츠(한국적 특색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그 구체적인 청사진이 안 보인다는 질타가 나왔다. 하지만 양사는 모바일 점유율 땅따먹기 싸움에 더 신경을 곤두세운 듯 했다.

이통 3사는 방통 융합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K콘텐츠를 만들고 관련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안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글로벌 OTT라는 거대한 해일 앞에서 누가 더 많은 조개를 쥐느냐고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역사는 천년만년 삼분천하할 것 같던 삼국 모두 망하고 이민족 유목민이 중원을 유린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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