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부동산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조합장은 한 번 임명되면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을 휘두른다는 말이 있다. 조합장이 정비사업 현장의 최종결정권자인 만큼 각종 이권이 걸린 사업에서 업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수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그러나 적발되면 검찰에 구속되는 등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자리이기도 하다.

조합장 한 번 잘하면 '팔자 핀다'는 소문도 있지만, 조합장이 잘못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도 있다. 즉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발 빠른 사업추진을 유도하는 등 조합원들에게 신뢰받는 성공한 조합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기자는 서울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현장을 찾았다. 송파역 4번 출구로 올라오니 텅 빈 공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나마 입점한 곳은 부동산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9000여 가구를 품고 있는 단지에 작은 마트조차 하나 없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앞서 이 상가의 일반분양은 조합 집행부가 입찰을 세 차례나 취소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들의 증언을 취합해 보면 경쟁입찰에서 감정가보다 최고가를 써낸 입찰자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입찰을 무효로 하는가 하면 입찰방식을 책임분양제로 바꾸는 등 조합의 석연치 않은 해명에 논란만 확산시켰다는 내용이 대다수를 이룬다.

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되 투명하고 공정한 일 처리가 전제돼야 한다. 성공하는 지도자는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행동을 하지만 실패하는 지도자는 주변인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사기 저하를 가져 안겨준다고 한다.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귀를 기울이는 '현장 소통형' 리더가 돼야 한다. 그동안 조합원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을 휘두르지는 않았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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