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보험료로 마케팅 경쟁 '과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어린이보험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입 상한 연령을 만 30세로 올린 어린이보험 상품이 잇따라 쏟아지며 성인이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이라는 의미로 '어른이보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가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만 30세까지 높였다.

가입연령이 높아지면서 어린이보험을 찾는 20대 고객이 증가했다. 어린이보험은 질병, 상해 등 의료비나 일상생활 중 각종 배상책임 등에 대비한 상품이다. 사망보험금이나 간병자금 등이 포함되지 않고 주로 상해 등을 보장하기 때문에 성인 보험보다 약 20%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20대 성인이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면 성인보험에 들어있는 대다수의 보장을 100세까지 받을 수 있다. 보험가입에 부담을 느끼는 사회초년생인 20대가 가입하기에 적당한 보험상품으로 꼽힌다.

사진=메리츠화재

작년 4월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하나 둘 가입연령을 올리면서 10년 이상 독보적인 우위를 선점한 현대해상이 메리츠화재에 왕좌의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 판매건수와 판매금액은 각각 8만3515건, 64억7900만원을 올리는데 그친 반면 메리츠화재는 독립법인대리점(GA)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펼치며 1분기 어린이보험 판매건수는 11만9460건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9.7% 증가했다. 판매금액도 102억5700만원으로 전년동기(73억5900만원)보다 39.4% 늘며 현대해상을 제쳤다.

어린이보험 가입자 중 20대가 5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이 사회초년생을 집중 공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어린이보험 시장은 신규 고객 확보뿐 아니라 다른 상품으로 가입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어린이보험이 상품 본질에서 벗어나 과열 경쟁을 펼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에 가입한 20대 성인 중 저렴한 비용으로 종합보장을 받을 수 있어 무리한 영업에 넘어간 경우도 있지만. 보장을 추가할수록 보험료가 많이 올라 다른 성인보험과 별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나 고열량 식이의 증가로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젊은 층에서 각종 질환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면서 장기적으로 어린이보험의 손해율이 오를 수 있고, 이러면 소비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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