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硏, "결합해외여행보험, 해외 질병의료비 보장 충분치 않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해외여행자 수가 매년 16%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소비자에게 여행보험의 보장내용과 설명 등 서비스 제공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여행보험시장은 1262억원으로 연평균 16%가 증가했다. 특히 해외여행보험시장은 2017년 1090억원(전체 여행보험 중 86%)으로 전체 시장에서 86%를 차지하며 연평균 18.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행자의 여행보험 가입률은 해외여행보험 8%, 국내여행보험 1%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 34.1%, 영국 75%와 대조적이다.

해외여행보험의 사고 유형을 보면 해외의료비(53.0%)와 휴대품 분실(38.7%)이 높고, 특히 휴가철인 1월과 8월에 사고 발생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외여행 상품 및 서비스에 부수적으로 제공되는 여행보험(이하 결합해외여행보험)의 경우 보장내용이 충분하지 않거나 소비자에 대한 안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결합해외여행보험은 패키지여행(여행사), 항공권·패키지 결제(신용카드사), 환전(은행), 로밍(통신사) 등 해외여행 관련 상품 및 서비스 이용 시 제공업체에서 일괄적으로 가입해 주는 상품이다.

이 경우 해외 질병의료비를 보장해주지 않거나(30%) 100만원 이내로 보장해주는(36%) 등 해외여행 중 질병으로 많은 치료비가 발생했더라도 보장을 받을 수 없거나 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여행보험시장은 보험가입 및 보험금청구 절차 간소화, 모바일 앱과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만 적용되는 여행보험의 특성을 감안해 가입절차를 간소화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보험은 해외 발생 사고에 대한 보험금을 귀국 후 청구해야 하는 특성으로 다른 보험에 비해 구비서류가 많고 청구절차가 복잡한데 해외에서는 소비자에게 간소화된 보험금청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여행보험의 생활밀착형 특성을 고려해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가입 및 보험금청구, 각종 편의 서비스 제공 등이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국내에서도 농협손해보험의 '온-오프 해외여행보험', 카카오페이 플래폼에서 판매하는 인바이유의 '소비자 맞춤형 해외여행보험', 토스의 '모바일 앱 여행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여행이 일상생활의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고 해외여행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여행자의 연령과 여행지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여행보험 보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해외여행보험의 사고유형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의료비에 대해서 보험회사는 여행자가 필수적으로 가입하도록 권고하고 여행국이 의료비가 비싼 국가인 경우에는 보장한도를 충분히 설정하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합여행보험의 경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발생 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결합여행보험을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 여행자의 여행보험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해외여행 중에 입은 질병이나 상해를 귀국 후 국내에서 치료받은 경우 여행자가 별도로 가입한 실손의료보험과는 중복보상이 안된다는 점이나 여행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항목 등에 대해서는 자세한 안내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보험사는 혁신 기술 활용을 통해 보험가입 및 청구절차를 간소화하고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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