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자유무역 옹호 이틀만에 규제 강화

▲ 미국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즈(NYT)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불거진 한·일 무역 갈등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하기"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서 오사카(大阪) 상점가에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미국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즈(NYT)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으로 불거진 한·일 무역 갈등에 대해 "아베 신조 총리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하기"라고 지적했다.

NYT는 이날 '일본이 트럼프를 따라 하며, 한국에 대해 무역을 활용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이 모호한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을 향해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는 글로벌 평화와 번영의 근간"이라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균열시켜온 글로벌 무역질서를 강력히 옹호한 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또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규제 강화 대상이 된 품목은 군사적 전용이 가능한 것들이며 이를 수입한 한국 측에서 단기간 내 납품을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관리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안보상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NYT는 "G20 정상 회의 이후 불과 이틀 만에 전자 산업에 필수적인 화학 소재에 대한 한국의 접근을 제한하며 자유무역에 타격을 가한 가장 최근의 세계 지도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NYT는 "일본이 미국과 러시아 등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무역을 규제한 나라의 대열에 합류했다"면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드물게 써먹는 이런 주장들은 무역 분쟁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오랜 기간 정립된 글로벌 규칙들에 의해 사라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에게는 아베 총리의 행보는 무역을 '곤봉'(압박 수단)으로 전환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하는(모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하며 '한국과의 신뢰 관계', '수출관리를 둘러싸고 부적절한 사안 발생' 등을 거론했다. 아베 총리는 수출규제와 관련, 대북 제재 이행과의 연관성까지 시사해 우리 정부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미 스탠퍼드대에서 한일 관계를 연구하는 대니얼 스나이더는 "일본이 수출 제한을 안보 행보로 규정함으로써 물을 흘렸다"고 지적했다.

국제정치 및 일본 정치 전문가인 로욜라 매리마운트대학의 진 박은 "진짜 문제는 완전히 관련이 없는 이슈와 관련해 다른 나라를 강요하기 위해 이런 무역이나 경제적 이해를 무기화하는 것"이라면서 일본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무역 (제한) 조치는 그것을 다루기 위한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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