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찬반 투표 돌입…기본급 인상 등 요구
사측 "영업이익 상승했지만 여전히 경영 악화"
팰리세이드 등 신차 생산에 차질…고객 이탈 우려

▲ 현대차 노조 대의원대회.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실적 개선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올 2분기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신차 판매로 호조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회복했지만 기쁨도 잠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입창 차이를 좁히지 못한 노조가 파업 수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30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지난 29일과 30일 양일간 울산·전주·아산공장 등 전체 약 5만여명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만약 이번 투표에서 조합원 과반 이상 찬성하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파업이 시작되면 지난 2012년부터 8년 연속 파업이 된다. 그 사이 현대차는 2012년 10% 수준이던 매출액이 해마다 줄어 지난해 2.5%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 어렵게 실적을 회복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1조2377억 원을 기록해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다. 원화 약세 등 우호적인 환율 환경 덕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하락(-10.1%)하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현대차는 "원화 약세와 팰리세이드 등 SUV 판매 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 쏘나타 신차 효과 등이 더해지며 2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좋아졌다"면서도 "여전한 글로벌 무역 갈등 지속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요 시장의 수요가 침체되며 어려운 여건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5월 30일 상견례 이후 16차례나 교섭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최대 만 64로 변경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 요구로는 ▲최저임금 미달 부품사에 납품 중단 요구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근절 등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이 상승했어도 경영 악화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7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이어온 것은 물론 지난해 3분기에는 2889억원으로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조 파업이 시작되면 현대차 실적 개선 기회에는 찬물이 끼얹는 꼴이 된다. 특히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팰리세이드 물량 조달에 차질이 빚어진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울산 4공장에서 생산되던 팰리세이드를 2공장에서 공동 생산하기로 하면서 출고 대기 기간을 약 2개월 단축시켰다. 하지만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팰리세이드 생산은 멈춰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파업이 단행되면 시기는 여름휴가가 끝난 내달 중순쯤이 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태도 변화와 조합원 요구안 수용 의지가 확인된다면 교섭 요구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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