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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냄비’를 버리고 ‘무쇠 솥’으로 대응해야 할 때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08.04 15:09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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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식품을 조리할 때는 '냄비'가 필요하지만 사골을 우려 진한 곰국을 낼 때는 '무쇠 솥'만한 게 없다.
인스턴트 식품은 끓이고 난 후 다시 데워 먹을 수 없지만 무쇠 솥으로 끓인 곰국은 두고 두고 데워먹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해 끊임없는 교과서 왜곡, 독도 문제 시비에 이어 이번에는 징용문제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드디어 자유무역을 해치는 교역품목 수출금지와 심사규제에 나섰다. 지난 2일 일본은
수출 심사 우대국가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배제 조치시킨데 이어 4일에는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전시중인 '평화의 소녀상-표현의 부자유전' 마저 중단시키는 냄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국제간 무역 분쟁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수단이 상대방 수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서 자국 산을 가격면에서 보호하려 했지만 이번 일본 사태에서는 또다른 카드를 내밀었다. 소재는 일본, 제조는 한국, 시장은 중국과 미국인 세계 반도체시장의 협업체계를 일본이 판을 깨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냄비와 같은 즉흥적이지만 한국을 때리는데 인스턴트 정책이라도 들고 나와서 분풀이를 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일본이 한국을 대하는 갖가지 정책들이 노출된 만큼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우린 '무쇠 솥' 정책으로 맞설 이유를 찾았다. 미국도 턱밑까지 추격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관세 폭탄 외에 기술전수 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세계는 지금 상대국 산업과 기업의 헛 점을 노려 허를 찌르는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수출주도형이라 소재를 일본에 의존해야 하고 수출은 중국, 미국, 일본 등 순으로 매달려야 하는 처지라 비단 이번엔 일본이었지만 어느 때고 그 상대국은 일본과 비슷한 공세로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때마침 정부와 금융당국도 산업계와 긴밀히 협의를 통해 이번 사태로 미비점이 들어난 소재산업 및 수출입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왕 협의와 대책을 세우는 김에 세계를 무대로 최전선에서 싸우는 기업들에게만 집중하지 말고 이들 기업들을 지탱하고 있는 중소협력업체들에게도 협업이 무쇠 솥처럼 오래가는 기회가 되도록 하기 바란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로 우리 의료계가 정부와 병원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질적인 불협화음속에서도 해법을 찾아 의료체계에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이번 일본의 어처구니없는 소재 수출금지와 심사 규제가 우리 산업의 극일의 계기가 될 희망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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