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보험료, 보장 질병·가입 연령 제한 문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보험업계에서도 펫보험을 선보였으나 비싼 보험료와 제한된 보장범위 등으로 가입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펫보험 시장 규모는 약 10억원, 가입률은 약 0.2%다.

펫보험 중 보험사와 고객이 일정 비율로 부담하는 실손보험이 대다수이며 메리츠화재를 비롯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헙,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상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펫보험은 가입 연령이 제한돼 있어 고령견을 위한 질병보장이나 유기견을 입양할 경우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어 가입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또 보험료가 보통 한달에 3~5만원대로 1~2만원인 사람의 실손보험보다 비싼 것이 특징이다. 더구나 단순 상해나 질병만 기본으로 보장할 뿐이다. 현재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펫보험의 보장범위에는 강아지의 3대 질환으로 꼽히는 슬개골이나 고관절 탈구, 피부질환은 빠져 있어 특약으로 별도 가입해야 한다. 수술이력이 있으면 특약 혜택도 받지 못하고 중성화수술과 예방접종, 출산 등 비용도 부담하지 않는다.

이에 보험업계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병원별로 다르기 때문에 보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9년 동물 의료수가제도가 폐지된 후 동물병원별로 진료비를 각각 결정하고 있다. 같은 항목을 진료해도 병원별로 2~5배까지 진료비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이처럼 진료비가 병원마다 달라 보험사에서는 부담할 진료비를 추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직장인 이모 씨는 "강아지가 펫보험에 보장되지 않는 병에 걸릴 경우 진료비가 부담스러워 버리게 되는 견주를 주변에서 본 적이 있다"며 "진료비의 표준화를 통해 유기견이 생기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약 10년전에도 지금처럼 동물 진료비가 제각각이라 보험금 측정이 어렵고 결국 손해율이 높아지며 펫보험 유지가 어려워져 판매를 중단했었다"며 "현재 보험에 가입한 고객을 중심으로 진료비 관련 자료를 수집, 표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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