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코스맥스 급락 vs 코스메카코리아·한국화장품·코리아나 급등

▲ 일본 우익 세력들이 욱일기를 내세우고 혐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장석진 기자] 한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본 화장품기업 DHC의 혐한 방송과 대표적인 국내 화장품 제조기업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의 유튜브 영상 논란 등으로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던 대표 화장품 제조기업 주가가 폭락하거나 일시적 반사이익으로 폭등하는 등 어지러운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먼저 국내 화장품 제조기업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한국콜마’는 지난 7일 직원 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를 상영하고 윤동한 회장이 여성비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윤회장이 지난 11일 공개 사과하고 퇴진을 결정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지난주 시장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콜마의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12일 코스피시장에서 한국콜마는 전일보다 1.78%(850원) 하락한 4만69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갱신했다.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K뷰티의 선봉으로 여겨지던 ‘코스맥스' 역시 급격한 외형 성장 대비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19.72%(1만8300원) 급락한 7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화장품 관련 기업들의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화장품 시장의 브랜드와 상품군(SKU)의 종류가 다양화됨에 따라 화장품 완제품 회사보다 제조자 개발생산(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기업들의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익 회복을 통해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한 사전 투자비용(CAPEX)’ 회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각각 다른 이유로 주가가 고전하는 사이 또 다른 화장품 메이저 제조사인 ‘코스메카코리아’는 타사의 악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 6일 한때 1만2550원까지 하락했던 코스메카코리아 주가는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 12일 장중 한때 18.24%까지 폭등하는 등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또 전통의 화장품 제조 기업인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도 12일 장중 각각 24.01%와 24.76%까지 폭등하는 등 비이성적인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완제품 중심의 대기업들이 K뷰티 핵심 기업으로 각광 받았으나, 중국이 자체 브랜드를 키우려는 목적 하에 자국 브랜드들을 양성하다보니 이들 기업에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전문제조기업들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 수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원재료 제조 및 가공은 아직 기술적인 격차가 있고, 중국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원재료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확인하기 때문에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K뷰티의 위상이 과거 대비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일 무역갈등에 따른 이슈가 발생하자 화장품주의 주가가 다른 업종 대비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한 화장품 기업 마케팅 본부장은 “화장품은 기능성도 중요하지만 다분히 정서적 가치에 대한 비중이 큰 산업”이라며 “과거 일본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본 원전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한 것도 그런 영향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화장품을 분석하는 한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다른 업종과 달리 화장품은 이미지가 한번 망가지면 이를 다시 복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며 “다른 산업은 한일갈등이 봉합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화장품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반사이익을 얻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나치지 않은 범위에서 긍정적 관심을 제고시킬 방안을 마련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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