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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술과 환율 등 경제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 최종걸 주필
  • 승인 2019.08.12 17:14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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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일 밤 11시 KT, SK텔레콤, LGU+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5세대(5G) 이동통신시대를 미국보다 6시간 먼저 세계 최초로 개통시켰다. 유선이 필요없는 무선통신으로 기존 4G보다 데이터처리속도가 10~20배 이상 빠르고 1평방미터내에서 수백만 데이터처리가 가능한 무선 기술이 가능하게 됐다.

세계 최초 상용화는 곧 세계 표준을 선점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첨단기술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청신호라 할 수 있다. 5G 선도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고성능 반도체칩 세계적인 메이커와 삼성전자와 LG의 휴대폰 제조능력 그리고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 부품 등 세계 각국의 기술 부품이 결합한 결정체였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은 중국 화웨이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이자 런청페이 창업자 딸을 출장 중인 캐나다에서 전격체포 하면서 화웨이 통신장비 등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고 뒤이어 일본은 지난달 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출하는 불화수소 등 3개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내렸다.

미국과 일본의 중국과 한국 통신 및 반도체칩 제조업체에 대한 각기 다른 제재에는 어떤 식으로든 기술질주를 막아보려는 치열한 기술전쟁의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후 전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분을 삭히지 못한 중국이 미국산 콩을 포함한 농산물 수천만 톤을 당초 구매의향을 비췄다가 철회하자 이번에는 미국이 보복관세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해 이제 새로운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과거 아편전쟁 때 중국이 아니라며 미국과 기술이면 기술, 환율이면 환율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한국과 일본도 일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데 대한 반격 조치로 한국도 12일 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시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행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상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한다”면서 “기존 백색국가는 '가의1'로 분류하고, 이번에 백색국가에서 빠진 일본은 '가의2'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우방과 동맹국이라도 기술과 환율이 조금이라도 자국 이익에 어긋나면 언제든지 기습 공격할 수 있다는 살벌한 활극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지난 1941년 12월 8일 일본은 미국의 태평양 전진 방어선인 하와이 진주만 미군기지에 정박해 있던 전투기, 전함, 유조선 등을 기습 공격해 초토화시켰다.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는데 필요한 석유확보를 위해 미국 의존도를 탈피하고 인도네시아 공급선 확보를 시도하다 미국 벽에 부딪치자 미국 진주만을 기습 공습한 것이다.

내용만 다를 뿐 당시 석유가 전략물자의 핵심이었다면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은 초고속처리용량을 가진 반도체칩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중국 반도체 및 통신장비업체에 대한 기술 제한조치나 일본의 한국 반도체기업에 대한 소재 수출규제 조치도 사실상 기술패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미중간 무역, 기술, 환율 전쟁은 그 파장이 공유경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일본의 기습공격 따른 소재와 부품산업 육성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정책전환에 나선 점은 다행스런 조치다. 향후 전개될 기술전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정책당국자들은 눈여겨 볼 대목이 하나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과 환율전쟁이라는 싸움을 염두에 두고 미래 신산업에 대해 과감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6대 첨단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연구와 시장 선점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기업들이 연구와 상용화에 반드시 절실한 자금문제를 해결하는데 자본시장이라는 별도의 출구를 제공했다. 금융상품을 내놓고 이들의 출구를 위해 중국의 커촹반(科創板:Technology Board)이라는 주식시장을 개방했다. 불확실하지만 반드시 개척해야 할 미래 산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에 대해 기업이익이 나지 않아도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기업규모에 따라 상장 요건도 달리하는 규제도 해결해 줬다. 이를 관리하는 감독원과 거래소의 상장 허가도 거치지 않게 상장요건만 맞으면 주간사와 절차 따라 거래소에 상장시키도록 했다. 이런 첨단기업에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펀드상품을 만들고 그 기술이 상용화돼 상장되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있는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유인 시장을 조성한 것이다. 신기술과 신산업에 도전하는 기업가와 투자자 모두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한 것이다. 지난 7월22일 개장한 중국의 첨단산업중심 주식시장인 커촹반(科創板:Technology Board)에 상장된 25개 업체 중 5개 기업의 시가 총액이 10억달러(1조원)가 넘는 소위 유니콘 기업으로 무한기술도전에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00년 우리가 국가부도라는 IMF(국제통화기금) 시대를 벗어나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한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기존 거래소시장 외에 코스닥시장을 개설했다. 이후 20여년이 지나는 동안 도전적인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성장한 것처럼 이제 미래를 선도하려는 선도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제3의 벤처붐'을 위해 보다 규제가 자유로운 새로운 시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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