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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중국 부품·소재 공급망 타고 '日' 넘는다산자부 전략 보고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망
아베 정부, 글로벌 공급망 교란 책임 부인…우리 정부 탓만하며 빈축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9.08.19 15:34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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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정부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생존하기 위해 중국의 부품 자급시장에 한국산 소재·장비를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자립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우리 정부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등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생존하기 위해 중국의 부품 자급시장에 한국산 소재·장비를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베 수상을 비롯한 일본 정부 각료들은 자신들로 인해 글로벌 소재·부품 공급망의 교란이 발생한 점은 인정하지 않은 채 여전히 우리 정부의 책임만을 탓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내부적으로 작성한 '새로운 통상질서와 글로벌산업지도 변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GVC)'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첨단소재와 장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제언했다.

GVC는 기업활동(기획·자재조달·조립생산·마케팅)을 영역별로 나눠 전세계에서 가장 적합한 국가에 배치하는 국제 분업구조를 의미한다. GVC가 활발해지면 국제교역 규모가 증가하며 GVC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도 결정된다.

산업부는 이 보고서에서 "국제 통상환경이 4차산업혁명과 맞물린 GVC 체계 재편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중 한국은 수출내 GVC 생산비중(62.1%)이 세계 4위일 정도로 변화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은 사실상 산업정책으로 제조업 가치사슬을 북미권역에 묶어두려 하고 있다"며 "중국은 자국내, 일본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독일은 유럽연합(EU) 지역내로 권역별 가치사슬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30년간 전세계에 걸쳐 구축돼 있던 GVC 체계가 북미, 중국, 유럽, 아세안의 4개 권역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속에 중국의 부품·소재 산업 자급률 향상이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부품자급률이 높아질 때 한국이 소재와 장비를 공급하는 새로운 GVC를 형성해야 한다"며 "중국이 부품 자급을 이루더라도 소재와 장비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야 하는 만큼 한국이 공급할 수 있도록 GVC 상에서 위치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의 휴대전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가 일본을 제치고 승승장구할 때 수면 아래에서 일본이 소재·장비의 기술력을 무기로 우리나라 전자산업 생태계를 좌지우지했던 것을 거울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GVC 변화에 대한 대처는 우리에게 충분한 기술력이 있을 때 힘을 받는다"며 "글로벌 기술 인수·합병(M&A)과 '개방 혁신(open innovation)'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밖에 "전기자동차, 스마트가전과 같은 새로운 산업은 아직 권역별 가치사슬이 형성돼 있지 않다"며 "새롭게 형성되는 GVC를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4차산업혁명시대 경쟁의 무기이며 산업화 시대의 원유와 같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기획·생산·마케팅과 같은 GVC상의 활동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 작성은 지난해 6∼7월께 시작돼 그동안 산업연구원 등 정부 안팎의 전문가 그룹 협의를 통해 계속 업데이트 돼 왔다. 이 전략보고서 작성 시작 1년이 돼 가던 지난달 초 일본 반도체 3대 소재품목에 대한 수출규제가 겹치면서 소재·부품·장비 육성책이 더 힘을 받게 됐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자신들의 부당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로 GVC에 혼란이 야기된 가운데 모든 사태의 원인을 여전히 우리 정부에 돌리고 조롱까지 더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일본측 간사장을 맡고 있는 가와무라 다케오 자민당 중의원(하원) 의원은 지난 18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4일 야마구치현을 방문했던 아베 총리가 최근 한국 정부가 반도체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본 기업 참여가 많은 해외취업박람회 개최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런 일을 한다면 한국 학생이 곤란해지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내놨다고 밝혔다.

또 "(아베 총리가) 아이들의 교류 사업이나 항공편이 중단되고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한일관계 악화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로의 응수가 계속되면 (한일) 쌍방의 관계는 정말 수렁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가와무라 의원은 "그동안의 (한일)관계 악화는 한국 대법원이 지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뒤엎고 일본 기업에 옛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명령한 데서 시작됐다"며 "한국 대법원 판결 자체를 뒤집을 순 없겠지만 국제적으로 약속한 협정의 근본 원칙도 바꿀 순 없다. 한국에서 일어난 한국 국내 문제는 한국에서 해결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한일관계 악화 속에 파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 "한국이 정말 일본과 대화할 의사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시금석"이라며 "(GSOMIA를) 계속할 수 없다면 (한일) 대화가 되지 않고 한미일의 동맹관계도 무너질 것이다. GSOMIA도 옛 징용공 문제도 공은 한국 측에 있다"고 말했다.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한 것이다.

또 사토 마사히사 외무 부대신은 같은 날 극우 성향인 산케이신문 계열 후지TV의 시사 프로그램 '일요보도 - 더 프라임'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한국 정부가 지난 16일 일본에서 수입되는 폐플라스틱 등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소개되자 "약간 위에서 내려다보는 발언으로 보려면 볼 수도 있다"며 "국제간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안 그러면) 국가 간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 공급망의 신의를 먼저 깬 일본 정부 당국자가 우리 정부의 신의를 되려 문제 삼아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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