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은 더 상황 나빠…증기 작년 절반 수준

▲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의 채용규모도 감소했다.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올해 하반기 취업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상장사 2212곳을 대상으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699개사 가운데 66.8%만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채용 계획이 없다는 상장사도 11.2%나 됐으며, 나머지 22.0%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예상 채용 규모는 총 4만4821명으로, 4만7580명이었던 지난해보다 보다 5.8%가 감소했다.

대기업의 경우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운 곳이 79.2%로 나타났다. 작년(91.1%)보다 11.9%% 낮다. 채용 규모도 작년보다 4.1% 감소한 4만2836명이다.

지난해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며 고용인원을 늘렸지만 고작 1년만에 고용 축소로 돌아섰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의 사정은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 채용 예정 규모는 지난해보다 21.7% 줄어든 1393명, 중소기업은 48.6%나 감소한 592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인크루트는 "중견·중소기업은 경기 침체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변수들이 맞물리며 채용 규모를 극명하게 줄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쯤 되면 '고용 쇼크'를 넘어선 '고용 증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인크루트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하반기 채용 시즌을 앞두고 상장사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동향 조사를 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내수 시장 위축에 따른 경기 불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대기업들도 일제히 고용을 축소하며 향후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청년 실업률이 나날이 높아지는 우리나라 고용 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대기업의 고용 축소는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확장될 소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취업의 기회를 놓친 청년들이 적절한 사회 경험의 기회를 놓치면서 사회 불안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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