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린드블럼 MVP 수상 유력…경쟁상대는 키움 샌즈

▲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두산베어스 투수 린드블럼.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권희진 기자] 2019 KBO리그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순위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두산 베어스는 현재 68승46패 승률 0.596을 기록하며 3연승 행진 중이다. 지난주 4승1패를 기록하며 키움 히어로즈(69승48패·승률 0.590)를 0.5 경기차로 제치고 단숨에 2위로 도약했다.

2019시즌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한 SK와이번스와 ‘인복’ 있는 두산 베어스, 투타가 조화를 이훈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을 비교해 봐도 두산의 외국인 농사는 단연 돋보인다.

창단 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kt wiz가 올 시즌 5위권 내 성적 유지하는 것도 주요 외국 선수 ‘3인방’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정도로, 순위권 싸움에서 외국인 선수의 성적이 결정적인 ‘한방’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KBO리그에는 30명의 외국인 선수가 뛰고 있다. 이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이다. 린드블럼은 20일 현재 19승 1패, 평균자책점 2.03, 탈삼진 152개를 기록하고 있다. 성적으로만 봐도 두산 마운드에서 그가 가지는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다승과 평균자책, 승률, 탈삼진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투구 이닝(155IP), 피안타율(0.216),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0.96), 삼진/볼넷 비율(6.33) 등 투수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평균자책과 다승 2위인 앙헬 산체스(SK)와 SK 간판 투수인 김광현, KIA의 양현종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린드블럼의 진기록을 뒤집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즌 후반부에서도 린드블럼의 구질이 안정감을 이루면서 타 투수가 범접할 수 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산 베어스의 불펜은 다소 여유롭게 운영되고 있다. 제 몫을 다 해 주는 린드블럼 덕분에 투수 운영에 있어 한층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 부문에서 올해 가장 뛰어난 선수는 제리 샌즈(32·키움 히어로즈)다.

샌즈는 홈런 수 25개로 막강 화력이 터지지 않지만 타점(100개)과 장타율(0.578) 부문에서는 빼어난 성적을 내며 히어로즈 타선을 이끌고 있다. 타점에 비해 열세인 홈런 개수가 샌즈의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긴 하지만 그는 여전히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현재 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린드블럼이다. 만약 린드블럼이 현재와 같은 컨디션을 보인다면 MVP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

처음 외국인 선수를 도입한 1998년이후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한 사례는 단 4번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투타부문을 통틀어도 린드블럼과 샌즈 이상으로 활약한 국내 선수가 없어 5번째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할 확률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 탄생한 4명의 외국인 MVP 중 3명이 두산 소속이라는 점이다. 두산의 ‘인복’이 돋보이는 점이다.

게다가 두산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투자를 많이 하는 구단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를 따라 가지 않고 반대로 외국인 선수가 ‘따라 오는’ 천운을 타고난 두산 베어스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제대로 된 외국인 전담 스카우트도 없을 정도였다. 겨우 통역을 통해 선수 기량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였다.

두산은 열악한 외국인 선수 스카웃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팀에서 방출된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방출된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는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리오스(전 KIA)와 린드블럼(전 롯데)을 비롯해 빅터 콜(SK→두산), 게리 레스(KIA→두산), 마크 키퍼(KIA→두산) 등이 타 팀에서 방출됐지만 두산에서는 톡톡히 ‘역할’을 해 줬다.

두산이 시즌 후반까지 외국인 선수 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로 직행을 넘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