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출신의 한국무용가, 무용교육자인 한솔 무용학박사(Ph.D.)

▲ 한솔 안병주춤‧이음무용단 지도위원이 지난 21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무용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사진=경희대 무용학부
[일간투데이 류석만 기자] 한국무용가이며 무용교육자인 한솔 안병주춤·이음무용단 지도위원이 지난 21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무용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강원도 강릉 출신의 한솔 지도위원은 이북5도무형문화재 제3호 부채춤 이수자로 강원예고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경희대 대학원에서 무용학석사를 받았으며, 같은 대학원의 공연예술학과에서 무용학 전공으로 이번에 무용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됐다.

전통춤과 창작무용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한솔 지도위원은 김백봉 춤 보전회 이사, 한국춤협회 이사를 겸하고 있으며, 경희대 무용학부와 대전예고, 선화예고 등에서 전공자들에게 한국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표한 무용학박사 학위 논문은 ‘김백봉 장구춤의 형식체계와 무대예술로서의 함의 연구’다. 한솔 박사가 주목한 김백봉 선생은 세계인들에게 한국 춤의 대명사인 부채춤을 창안한 무용가로 1968년 전국의 대학생으로 구성한 문화예술사절단이 멕시코올림픽 때 대형군무로 선보인 부채춤을 지도, 안무해 당시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린 장본인이다.

김백봉 선생은 이 땅에 신무용을 개척한 근대무용의 선구자 최승희의 수제자로 신무용의 역사와 함께한 한국의 대표적 무용가로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한 박사가 연구한 ‘김백봉 장구춤’은 1954년 김백봉 제1회 발표회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으며, 선생이 장구를 소도구로 활용하여 창작한 작품으로 한국춤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장구춤은 설장구춤, 기방류 장구춤, 신무용류 장구춤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신무용류 장구춤은 한국춤 역사에서 본격적으로 장구를 활용한 무대예술로 형성된 것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무용수가 춤뿐만 아니라 장구를 다룰 줄 아는 기능까지 겸비해야 한다는 두 가지의 역할이 동시에 요구됨에 따라 쉽게 활성화되지 못했던 시기에 김백봉 선생이 전통무용의 원리와 방법을 실천적으로 정립시켰고, 신무용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장구춤을 비롯한 여러 훌륭한 작품들을 창안했다고 한다.

한 박사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신무용계열 장구춤에 대한 이론적 고찰이 선행연구에서 일부 이뤄졌으나, 최승희 이후의 무대무용으로서의 장구춤을 대표할 수 있는 ‘김백봉 장구춤’에 대해서는 이론적 접근이 없는 실정임에 따라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김백봉 장구춤’의 장단, 춤사위, 구도를 분석해 기록함으로써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추어지는 장구춤의 전통적 원형을 복원하고 ‘김백봉 장구춤’의 형식체계 분석과 무대예술로서의 함의를 도출하기 위해 ▲장단의 구성 원리 ▲춤사위의 특징 ▲군무 구도로 구분해 연구했다.

연구 조사한 결과, ‘김백봉 장구춤’장단 구성의 특징은 김백봉만의 창작된 장단이 포함됐는데, 춤을 위한 장단을 구성한 것으로 장구를 치는 것만이 아니라 멜로디처럼 소리와 함께 춤 동작으로 표현해 둘이 합쳐진 결과가 하나의 춤으로 태어날 수 있다는 예술철학이 반영된 점을 확인했다.

가락에서는 기존의 일반적인 설장구 가락과 어긋나지 않고 창작성이 더해져 오묘한 한국적 매력을 그대로 발산함으로써, 생명력 넘치는 리듬과 경쾌함이 여성의 맵시로 국한되었던 기존의 장구춤에 새로운 형식을 마련했다는 점을 파악했다.

구도를 분석한 결과 ▲V자 형태 ▲U자 형태 ▲오각형 형태 ▲사각형 형태 ▲낚싯바늘 형태 ▲사선 형태 ▲교차형태 ▲반원 형태 ▲일자 형태 등 다양한 변형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평균적으로 한 장단, 또는 반 장단마다 적용함으로써 단편적인 변화가 아닌 매우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며 살아있는 움직임과 구도 변화를 통한 장구춤의 역동적이고 생동감을 불어넣었음을 밝혔다.

‘김백봉 장구춤’의 예술철학은 장구를 무용에 단순히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장구 장단의 창의적 해석과 더불어 소도구로서의 장구 활용 측면, 군무의 구도적 측면에서 그 깊이가 있음을 고찰했다.

‘김백봉 장구춤’은 장구 장단에 의한 춤이 아닌 춤에 의한 장구춤인 동시에 춤을 위한 장구춤인 점을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특히 김백봉 선생의 예술철학인 ‘인생에 대한 사랑과 아름다움의 창조, 아울러 낙천적인 자세로 질서 있는 가치를 실천적으로 창조하는 것’을 ‘김백봉 장구춤’의 형식적 체계와 무대예술로의 함의를 도출했다.

한편 ‘김백봉 장구춤’은 지난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제창 전, 371명의 무용수가 선보인 작품 ‘태극 : 우주의 조화’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국 여인의 단아함을 흥겨운 장구가락과 함께 역동적인 춤사위로 하늘ㆍ땅ㆍ물ㆍ불을 상징하는 4괘와 태극문양으로 재구성된 장구춤(안무 안병주)으로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했다.

장구춤은 공연예술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올림픽 등 메가이벤트와 한국을 소개하는 대형 국제행사, 주요 외교계기 문화공연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선양하는 대표적 무용으로 공연되고 있다.

한솔 박사는 “앞으로도 신무용의 예술철학을 계승해 무용교육자로서 한국춤의 원리와 미학을 참되게 지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으며 “한국춤의 가치와 의미를 관객과 소통하며, 세계인들에게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전하는 무용가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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